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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 1년 광복절②] 시위에 몸살 앓는 'ABC마트'…문 닫는 '유니클로'
입력: 2020.08.15 00:00 / 수정: 2020.08.15 00:00
광복절을 앞둔 가운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일부 패션업체 앞에서는 불매운동 릴레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대구 동성로 앞에서 열린 불매운동 1인 시위 모습.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광복절을 앞둔 가운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일부 패션업체 앞에서는 불매운동 릴레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대구 동성로 앞에서 열린 불매운동 1인 시위 모습.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그 여파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식품·자동차·항공·여행·의류 업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잇달아 사업을 철수하거나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이 적어도 연내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과 달라질 시장판도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SNS 중심으로 거세지는 불매운동…유통업계 '애국 마케팅' 진행형

[더팩트|한예주 기자] 제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불매운동 열풍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일부 패션업체 앞에서 불매운동 동참을 독려하는 릴레이 시위가 열리는가 하면, 유통가에서는 '애국 마케팅'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셜네트워크(SNS)를 포함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ABC마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다수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불매운동 동참을 독려하는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인증샷으로, 순수 일본계 기업이지만 여전히 국내 신발 유통업체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ABC마트 앞에서 '노 재팬(NO JAPAN)', '당신이 산 ABC 신발은 일본군 군화가 되어 당신 가족을 짓밟을 것입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드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불매운동을 지속하자는 캠페인 이미지도 게재되고 있다. 한 시민은 자신의 SNS 계정에 '일본산 제품의 바코드는 49, 45로 시작합니다', '49싶어도 45지말자'는 문구가 담긴 이미지와 함께 "8·15를 맞이해 다시 한번 기억하자"는 글귀를 게재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이달에만 국내 매장 9곳을 접기로 결정했다. /한예주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이달에만 국내 매장 9곳을 접기로 결정했다. /한예주 기자

이처럼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어느덧 1년을 넘겼지만, 시민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8월 소비자행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현재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불매운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패션 분야 불매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웠다. 불매운동 경험이 있는 시민 중 패션을 꼽은 이들이 56%로 가장 많았으며 주류(43%), 생활용품(37%), 식음료(36%), 화장품(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유니클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7월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카자기 타케시가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내뱉은 이후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바 있다.

유니클로는 이달에만 국내 9개 매장을 폐점하기로 했다. 2005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래 유니클로가 한꺼번에 매장을 철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점 매장 중에는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3층 규모의 대형 매장, 서울 강남점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007년 개장한 강남점은 한때 강남대로 상권의 부활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한 개 층을 줄인 채 운영돼 왔다.

유니클로 본사도 매장 감축 결정이 불매운동의 결과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던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직격탄으로 지난해 매출이 30%나 급감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 역시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유통업계는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탑텐이 지난해에 이어 내놓은 8.15 광복절 티셔츠 모습. /탑텐 제공
유통업계는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탑텐이 지난해에 이어 내놓은 '8.15 광복절 티셔츠' 모습. /탑텐 제공

이처럼 온·오프라인에서 불매운동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함께 그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자 유통업계는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립유공자 지원 등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애국'을 테마로 한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는 식이다.

국내 SPA 브랜드인 탑텐은 광복절을 맞아 '8.15 캠페인 티셔츠'를 출시했다. 해당 티셔츠는 출시 한 달 만에 전체 기획물량 1만 장 중 95% 이상이 판매되는 인기를 끌었다.

국산 문구 브랜드 모나미가 예약판매한 'FX 153' 광복절 한정판 패키지도 초도물량이 하루 만에 매진됐다.

토종 오픈마켓 11번가는 8·15 광복절 '독립 에디션'을 내놨다. 상품은 에어팟 케이스, 조선어학회 노트&스티커, 독립운동가 퍼즐 등이다. 특히 에어팟 케이스는 강우규 의사가 폭탄을 던진 장소인 서울역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이어 11번가가 단독으로 기획한 도시락 폭탄 모양 '광복 보냉백&여름 담요', 독립군 암호표가 새겨진 '변색머그', '광복역사 티셔츠'도 선보였다. 수익금 전액은 네이버 해피빈 굿액션 캠페인을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마카롱 껍질에 태극기 문양과 '힘내세요 대한민국' 등의 문구를 새긴 광복절 마카롱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12일에는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작업들을 진행했던 그래피티 작가 레오다브와 협업해 '김좌진 장군 티셔츠'를 출시했다. 이 외에도 독립군 피규어, 블록 등도 판매하고 있다.

CU는 '독도 사랑 주먹밥', '독도 사랑 샌드위치', '독도 사랑 반숙훈제란' 등 독도 사랑 간편식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CU는 동도, 서도로 나뉜 독도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전용 패키지를 개발해 두 가지 맛을 주먹밥에 담았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그룹 바디프랜드는 일본제품 안마의자를 수거하고 75만 원 상당의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보상판매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일본 의류기업들은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면서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다시 커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은 '애국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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