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회장, 실적 개선·외형 확장 성과[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윤종규 회장 후임 인선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다음 달이면 차기 회장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세부 준칙을 마련함으로써 윤종규 회장의 후임 인선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로, 약 세 달가량 남은 상태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14년 10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17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미 KB금융 회추위는 10명으로 추린 회장 최종 후보자군(롱리스트)을 마련한 상태로, 오는 28일에는 후보자군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4인을 회장 최종 후보자군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다음 달 16일에는 확정된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회장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하게 된다.
◆윤종규 회장, 실적 개선·포트폴리오 다각화 이뤄내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윤종규 회장이 재임기간 동안 조직 안정화와 역대급 호실적을 이끌어온 만큼 3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KB금융의 실적 역시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정당성을 더해준다.
우선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17년 KB금융지주를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 전해인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등 계열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그 이후 신한금융이 다시금 리딩금융자리를 되차지했지만, 올해 2분기 KB금융은 981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신한금융(8732억 원)을 제치고 리딩금융을 재탈환했다.
윤종규 회장은 비은행 분야 포트폴리오 균형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재 KB금융은 생명보험업계 '알짜'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3분기 내 인수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그간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불리던 생명보험도 퍼즐을 맞추게 된 것이다.

윤종규 회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도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14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내분을 벌인 일명 'KB사태' 직후 KB금융의 수장에 올라 그해부터 대표와 은행장을 겸직하며 내부 갈등을 봉합했다. 이후 다시 회장직과 은행장직을 분리하고 주요 계열사 사장 임기들을 연장하면서 혼란스럽던 KB금융 조직을 안정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최근 연이은 사모펀드 대란 속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보다 평탄히 지나간 점 역시 윤종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KB금융은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실시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프로세스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운영해 오고 있다. 이에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양종희 KB손보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을 육성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3연임을 할 경우 차기 회장 후보군의 위치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윤종규 회장은 '연임'에 대해 뚜렷한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종규 회장의 후임자 선출 과정에 대해 KB금융노조가 반발하는 등 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는 점도 변수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3일 회장 추천 절차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며, 후보 평가 전에 먼저 후보들의 참여 의사를 확인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꾸준한 성과와 안정적인 경영을 해냈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윤 회장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본인 의지가 있다면 거취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외부 후보군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체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윤종규 회장 연임 카드를 안 쓸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한편, 윤종규 회장이 재연임에 성공하면 윤 회장은 KB금융 회장 가운데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인물로 기록된다. 윤종규 회장 외에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는 양종희 KB손보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