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니코틴 1ml당 525원이지만 내년부터 두 배 오른 1050원이 될 예정이다. 사진은 액상 전자담배 '쥴'. /더팩트 DB |
액상형 전자담배 제세부담금, 일반 담배 수준으로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일반 연초를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 CSV(폐쇄형 액상) 전자담배 등 담배 시장이 다양화하는 듯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가 세금 인상을 앞두면서 사실상 퇴출 기로에 섰다.
보건복지부는 12일 담배 종류간 제세부담금 형평성 제고를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내달 1일까지 2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니코틴 1ml당 525원이지만 내년부터 두 배 오른 1050원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금 인상은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기획재정부), 담배소비세(행정안전부) 등 다른 세금의 인상 계획 발표에 따라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담배소비세 세율을 니코틴 용액 1ml당 628원에서 1256원으로 두 배 올린다.
담배소비세 인상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 1pod에 부과하는 제세부담금은 1850원에서 3295원으로 오르게 된다. 일반 담배 1갑에 부과되는 제세부담금 3318원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1pod(용기) 가격은 일반 담배와 같은 4500원이다. 이번 세금 인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고 있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한국 시장 진출 1년 만인 지난 5월 철수했다. /더팩트 DB |
기획재정부의 '2020년 상반기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SV 전자담배 판매량은 120만 pod로 전년 동기 610만 pod 대비 80.3% 급감했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 CSV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은 1.1%였다.
반면 일반 담배의 상반기 판매량은 15억5000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7000만 갑보다 5.4% 증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1억8000만 갑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CSV 전자담배의 판매량이 급속도로 감소하는 요인은 정부가 지난해 유해성분 조사결과에 따라 사용 중단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액상형 전자담배 열풍을 일으킨 '쥴'은 한국 시장 진출 1년 만인 지난 5월 철수했다. 또 KT&G는 CSV 전자담배인 '릴 베이퍼' 기기의 판매부진으로 편의점 회수를 결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금 인상분을 고려해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 담배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라며 "판매량이 줄고 세금이 올라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