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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교통사고로 만삭아내 사망, 남편 100억 대 보험금 수령하나
입력: 2020.08.11 16:58 / 수정: 2020.08.11 17:04
95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던 50대 남성이 파기환송심에서 살인과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DB
95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던 50대 남성이 파기환송심에서 살인과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DB

보험사 "민사 소송 판결 기다리겠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95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던 50대 남성 이 모 씨가 파기환송심에서 살인죄 혐의를 벗었다. 무죄 판결에 따라 이 남성이 거액의 보험금을 챙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왔던 보험사들은 민사 소송을 통해 유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 무죄 판결 이 씨, 보험금 최대 100억 원 받을 수 있어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10일 이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적용한 두 가지 혐의(살인과 사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신 재판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적용해 금고 2년을 선고하고, 이 씨를 법정 구속했다. 즉,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적인 교통사고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 원 중 54억 원은 일시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받게 돼 있다"며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피고인 이 씨는 2014년 8월 23일 새벽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근처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한 임신 7개월의 아내(당시 24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씨는 아내를 피보험자로 하고 자신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 25건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가입했다. 보험금은 원금만 95억 원이며, 6년간 지연이자를 합치면 100억 원이 넘는다.

경찰은 이 씨가 아내 사망 전 25개 보험상품에 가입했고, 사망보험금이 모두 95억 원에 달하는 데다 매달 납부한 보험료만 400만 원이 넘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이 씨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이를 근거로 이 씨를 살인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아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있었다는 점, 사망한 아내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인 디펜히드라민이 검출됐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씨가 유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사고 두 달 전 31억 원의 보험을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7년 5월 대법원은 "살인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을 돌려보냈다.

이 씨는 아내가 피보험자인 보험 외에도 자신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 59건, 부친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 3건, 큰딸이 피보험자인 보험 15건 등에 가입했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이 한 차례 이뤄진 만큼 재상고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DB
법조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이 한 차례 이뤄진 만큼 재상고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DB

◆ 보험사 11곳 중 삼성생명이 가장 많아 "민사소송 통해 결론 낼 것"

무죄와 무기징역을 오가는 판결에 보험금 논란까지 더해지며 해당 사건을 둘러싼 관심이 뜨거워졌다.

검찰이 이번 판결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 할 수 있으나 법조계는 파기환송이 한 차례 이뤄진 만큼 재상고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가 보험사기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100억 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 씨가 계약한 보험사 11곳 가운데 3곳은 계약 보험금이 10억 원을 넘는다. 삼성생명이 32억200만 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생명(29억6042만 원), 한화생명(14억6172만 원), 우체국보험(6억3000만 원), 삼성화재(3억 원), 라이나생명(2억4000만 원), 교보생명(2억1700만 원), 새마을금고(2억1000만 원), 흥국화재(2억 원), 메리츠화재(1억 원), NH농협생명(6000만 원) 순으로 지급 규모가 크다. 모두 더하면 95억8114만 원이다.

그간 보험사들은 이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고의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금 지급을 미뤄왔다. 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지급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주요 보험사들은 민사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민사 소송이 이뤄지는 만큼 형사 판결 결과와 보험금 지급 여부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 씨는 2016년에 계약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형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됐다. 민사 법원이 보험 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일부만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릴 경우 그에 따라야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형사 소송은 증거주의를 따르는 만큼 무죄를 받을 수 있으나 민사 재판에는 사기 혐의가 인정돼 유죄에 해당하는 결론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 시기, 가입 당시 상황, 보험 종류 등에 따라 민사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험금 25건 중 보험금 액수가 31억 원에 이르는 계약은 아내가 사망하기 두 달 전 이 씨의 경제적 여건이 나빠졌을 때 이뤄졌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정황증거가 많은 데도 무죄판결이 나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며 "이달 말 법원에서 변론이 재개되는 만큼 민사소송에 따른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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