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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다시 오나 했더니…" '산린이'도 못 살린 아웃도어시장
입력: 2020.08.11 00:00 / 수정: 2020.08.11 00:00
코로나19 여파로 산린이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침체된 아웃도어업계를 살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남용희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산린이'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침체된 아웃도어업계를 살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남용희 기자

스위스 브랜드 '마무트' 국내서 철수…업계 "추가 구조조정 계속될 것"

[더팩트|한예주 기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혼자 또는 소규모 인원으로 산을 찾는 '산린이(산행+어린이, 등산 초보자를 가르키는 신조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2030세대 산린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아웃도어업계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잔뜩 부풀었다.

하지만 극도로 침체된 아웃도어업계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스위스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인 '마무트'가 국내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패션업계는 시장 축소에 따른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마무트'는 이달 말 국내 사업을 접고 한국 지사를 철수하기로 했다. 이는 마무트가 2013년 한국에 진출한 지 7년여 만이다.

마무트는 세계 최초로 산악용 로프를 제작한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다. 국내에선 '명품 아웃도어'를 지향하며 마니아층을 주 타깃으로 삼았지만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와 치열한 시장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구조조정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들어 마무트를 비롯한 10여 개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엔 LF가 15년 만에 '라푸마'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K2코리아의 '살레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살로몬', 네파의 '이젠벅', 패션그룹형지의 '노스케이프', LS네트웍스의 '잭울프스킨' 등도 모두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 6월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빈폴스포츠' 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를 갖고 있는 대기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스포츠)만 남았다.

이들이 사업을 포기한 이유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16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위축돼 2018년엔 2조5524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매출 상위권 브랜드들도 해마다 매출이 20~30%씩 줄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아웃도어업계의 구조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실외형 여가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장밋빛전망도 나온다. /김세정 기자
패션업계에서는 아웃도어업계의 구조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실외형 여가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장밋빛전망도 나온다. /김세정 기자

또한 최근엔 아웃도어 패션을 찾는 이들의 연령대가 젊어지면서 등산 패션에도 전반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예전처럼 등산복을 한 벌로 갖춰입기보다는 캐주얼한 티셔츠와 모자에 레깅스나 반바지, 색양말을 신는 스타일족이 늘면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등의 '라이프스타일 캐주얼'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등산할 때 입는 옷만이 아닌 평상복으로도 입기 좋은 의류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자 '정통 아웃도어'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게 됐다. 이에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정통 아웃도어를 지향하고 있는 브랜드 중 상당수는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사업 중단은 물론 시장 규모 축소에 따른 비즈니스 구조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6년 사이에 수십개의 굵직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사업을 정리했지만 아직까지 몇몇 브랜드들의 사업 중단 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정통 아웃도어를 지향하는 몇몇 브랜드들이 변화를 꾀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당초 아웃도어 전성기에 너무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면서 "국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 애슬레저 브랜드나 스포츠 브랜드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재편이 끝났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다만, 아웃도어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등산이나 캠핑 등 교외형 여가를 보내려는 젊은층이 많아졌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실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운영하는 앱 기반의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 신규 가입자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급증했다.

'K2' 역시 등산화·하이킹화 등 신발 매출이 50% 이상 성장했으며, K2 공식 채널을 통해 산행 시 발생하는 쓰레기를 담아서 올 수 있는 친환경 '클린백'을 나눠주는 챌린지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참여자 수가 전년 대비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산행이 각광을 받으면서 매출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아웃도어업계가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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