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휴가 계획 확정 못 해[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하반기에도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사 수장들이 여름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자유로운 휴가 사용 보장을 위해 앞장서 휴가를 다녀왔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휴가보단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사 수장들은 아직까지 휴가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7월 말 가족들과 짧은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번 주 휴가에 들어갔다. 진 행장은 자택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이달 중순 휴가를 계획 중이다. 손 행장은 코로나19로 농업인 피해가 심각하고 농가 일손도 부족한 만큼, 안전한 농촌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아직 올해 여름 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하반기 경제·금융환경을 살펴보기 위해 휴가를 반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조용병 회장은 8월에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한 바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 작업으로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아직 정확한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 휴가를 반납하고 업무에 전념한 김정태 회장의 경우 올해도 휴가를 반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8월에 3일 휴가를 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아직까지 올해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다. 코로나 여파로 금융환경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이다. 다만,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조만간 휴가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초 폭염 속에서 농가를 방문했던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휴가 일정도 미정이다. 김광수 회장은 휴가를 낼 경우 자택에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다독가로 유명한 김광수 회장은 독서와 하반기 경영계획 구상 등으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7~8월 휴가 계획이 일찌감치 정해졌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안 좋다 보니 쉽게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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