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이 미국 3위 편의점업체 스피드웨이를 인수한다. /더팩트 DB |
23조 원 규모 M&A…미국 편의점 시장 1위 선점
[더팩트|한예주 기자] 일본 1위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이 미국 3위 업체 스피드웨이를 인수하고 미국 사업을 확대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유통사 세븐앤드아이홀딩스가 미국 정유회사 마라톤페트롤리엄 소유의 편의점형 주유소 스피드웨이를 21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인수금액은 약 2조 엔(약 22조7400억 원) 정도"라고 전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퍼진 이후 벌어진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세븐앤아이는 앞서 올해 3월 스피드웨이를 인수하려다 상대가 제시한 인수가 220억 달러(약 28조 원)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 전략과 관련해 연대나 인수 같은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다 결국 가격을 조정해 인수하자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븐앤아이는 미국에서 9800여 개의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이며 스피드웨이는 3900여 개의 매장을 가졌다. 이번 인수로 세븐앤아이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편의점은 약 1만4000개로 늘어나게 되며 약 5900개의 매장을 가진 2위 업체 앨리멘테이션카우치타드를 크게 앞지르게 된다.
최근 세븐앤아이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일본에서 편의점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후, 미국과 동남아시아 같은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스피드웨이와 비슷한 정유업체 수노코(SUNOCO)가 운영 중인 편의점 체인 1030개 매장을 31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소비 패턴도 이번 인수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구입한 상품을 편의점에서 가져가는 미국인들이 늘면서 점포를 확대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사카 류이치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은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인수가) 명실상부하게 업계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하고 편의점을 축으로 세계적인 유통업체가 되는 역사적인 첫 단계"라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