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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재실사해라" vs 금호 "시간 끌지 마라"…아시아나 놓고 책임공방
입력: 2020.07.31 00:00 / 수정: 2020.07.31 00:00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이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 DB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이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 DB

양측 나란히 입장문 발표…일각선 "계약 파기 대비 나섰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재실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금호산업은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시간 끌기를 멈추라고 당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시계가 양측의 설전으로 다시금 멈춘 가운데, 일각에서는 양측이 계약 파기를 염두에 두고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DC현산은 전날(30일)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HDC현산은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4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HDC현산은 "재실사 제안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다"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충족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지난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으로는 결코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없다"면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했다"며 책임이 금호산업 등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금호산업의 계열사 간 부당거래 의혹 등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 규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실사 없이 인수하게 될 경우) HDC현산만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그대로 떠안게 돼 결국 양사가 동반부실의 위기에 빠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공방전에도 M&A 성사 여지를 남겨뒀다. HDC현산은 산은의 개입을 요구했으며,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더팩트 DB
양측은 공방전에도 M&A 성사 여지를 남겨뒀다. HDC현산은 산은의 개입을 요구했으며,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더팩트 DB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재실사 촉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금호산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HDC현산이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맞섰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대해서는 "HDC현산은 계약체결 이래 현재까지 7개월간 대규모 인수단을 파견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와 합병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필요한 모든 협조를 했다"며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HDC현산이 문제 삼은 선행조건 충족과 재점검 사항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주요 계열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 채권은행의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 등의 이슈를 이미 HDC현산 최고경영진에 보고한 상황이라는 것이 금호산업의 설명이다. 라임사잔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이 됐고, 계약서상 공개 목록에 포함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금호산업은 설명했다.

양측이 이날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인수 절차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계약 파기에 대비해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금호산업은 이례적으로 HDC현산 인수준비단의 활동 내역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현황 보고 내역, HDC현산의 인수 상황 재점검 요청 항목 등을 세세히 공개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제기하는 문제는 거래 종결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현산이 조속히 거래 종결을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공방전에도 금호산업은 재실사 수용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HDC현산의 제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대응 방안이라면 점검에 협조할 여지가 있다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갖고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할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건 거래의 종결을 위한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은행 등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항공업계에선 교착 상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무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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