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은 비대면·디지털 활성화 등에 따른 내방고객 감소에 따라 영업점을 통폐합하며 수익성 개선이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
금융당국 "점포 감축 바람직하지 않아…대안 마련 미흡시 행정지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들의 영업점 폐쇄가 급증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점포 폐쇄 자제령을 내렸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이 같은 요구에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임원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은행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석헌 원장은 "코로나19 영향과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점포 폐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들의 점포 폐쇄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은행권은 비대면·디지털 활성화 등에 따른 내방고객 감소에 따라 영업점을 통폐합하며 수익성 개선이 나서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2년 7681개, 2014년 7383개, 2016년 7086개, 2017년 6752개, 지난해 6710개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약 3.31% 감소한 것이다. 올해 역시 지난 7월 16일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126개의 영업점이 사라졌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노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은행권의 급격한 영업점 통폐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14일 은행권의 계속된 영업점 폐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각 은행에 '점포 폐쇄 공동절차' 준수 여부 등을 요청했으며 은행권의 점포 폐쇄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임원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은행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은행들이 공동절차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뿐 아니라, 이동점포와 현금자동화인출기(ATM) 등의 대체수단 운영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검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점포 폐쇄에 따른 대안 마련 등이 미흡할 경우, 금융당국은 현행 자율규제에서 행정지도로 전환해 강제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이동점포나 ATM, 점포제휴 등의 대체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은행권 공동절차 강화를 지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금감원의 요구에 난감해하는 눈치다. 영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점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영업이 90%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영업 효율성을 위해 영업거점을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활성화로 비대면 금융거래 확산 추세는 증가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붙잡고 있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점포 감소 폭은 그렇게 큰 편이 아니다"며 "영업점을 통폐합한다고 해서 해당 지역에 영업점을 아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안 등을 통해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 내려질 때 이러한(점포 통폐합)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고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