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금융, 처음으로 우리금융 제쳐[더팩트ㅣ정소양 기자] NH농협금융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금융사 '빅5' 체제를 공고히 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금융체제를 4대로 봐왔지만, 이번에 농협금융 실적이 우리금융을 제치면서 '5대 금융' 체제 입지를 굳힌 것이다.
NH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9102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수준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5716억 원으로, 전분기(3387억 원)보다 68.8% 대폭 늘었다.
농협법에 의해 농업·농촌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 2141억 원을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1조599억 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농협금융의 실적을 두고 '5대 금융' 체제로 재편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기 기준 농협금융이 우리금융 실적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국내 금융체제를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으로 봐왔다.
지난해 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1조179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9971억 원의 실적을 올린 농협금융을 앞서나갔다.
우리금융의 지주사 출범 전에도 우리은행의 실적은 농협금융을 앞질렀다. 지난 2017년 상반기 우리은행이 1조9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농협금융(5127억 원)을 5856억 원 앞질렀으며, 2018년 상반기에는 우리은행 1조3059억 원, 농협금융 829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을 제치며 실적 기준 4위로 올라섰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660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농협금융에 약 2500억 원 가량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금융 측은 "미래 전망을 반영해 충당금을 2375억 원 적립했고, 사모펀드 관련 비용으로 1600억 원이 적립됐다"며 "주요 일회성 요인을 감안할 경우 예상 손익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실적 기준 △신한금융(1조8055억 원) △KB금융(1조7113억 원) △하나금융(1조3446억 원) △NH농협금융(9102억 원) △우리금융(6605억 원) 순으로 성적이 매겨졌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다른 금융 그룹처럼 계열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 이익이 충당금 손실을 상쇄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측은 말을 아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대폭 하락하면서 공고히 유지돼 오던 금융지주의 성적이 바뀌었다"며 "그동안 농협금융의 실적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우리금융과의) 격차를 줄여온 만큼 앞으로 우리금융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엎치락뒤치락 순위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금융지주업계가 '빅5'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며 "다만 빅5 체제이기는 하더라도 엄밀히 말해 2강, 1중, 2약 구도로 봐야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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