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ICT 활용해 문화 유산 보존과 장애인 등 문화 생활 지원 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문화재청, 구글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사진은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모습. /최수진 기자

SKT·문화재청·구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 AR 프로젝트' 발표

[더팩트│창덕궁=최수진 기자] "그동안 우리 문화유산은 보존하는 게 중요해서 이곳의 문을 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IT 강국의 힘을 발휘해 같이 즐기는 일에 방점을 두고 있다. '창덕아리랑'은 정말 오고 싶어도 오실 수 없는 분들, 즐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분들이 자유롭게 문화유산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말하는 상징적인 앱이다."(정재숙 문화재청장)

◆ 초저지연으로 'AR 조선시대' 소환

SK텔레콤이 문화재청, 구글코리아와 함께 한국의 대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5G MEC 위에 증강현실(AR) 기술로 새롭게 구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창덕궁 금천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궁궐 곳곳 관람이 가능한 AR 서비스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창덕ARirang(창덕아리랑)'을 공개했다. 이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은 숙장문, 낙선재, 후원 입구, 인정전 뒤뜰 등 창덕궁 안 6곳에 5G 기지국 12식을 구축했다.

'창덕아리랑'은 SK텔레콤의 첫 번째 5G MEC 기반 B2C 서비스다. MEC는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및 차량 관제 등 초저지연 성능을 높이는 5G기술로, 이번 창덕아리랑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지름길'을 만들어 준 핵심 기술이다.

SK텔레콤이 한국의 대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AR 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창덕ARirang(창덕아리랑)'을 공개했다. /SK텔레콤 제공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오는 8월부터 전 세계 어디서든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는 '창덕아리랑 앳홈' 서비스를 출시한다. 한국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도 앱을 통해 어디에서나 AR과 VR로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문화재청은 창덕아리랑을 지원하기 위해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 노인 등을 위해 창덕궁 내 주요 길목에 장애인용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취약계층도 문화유산을 즐기고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마케팅그룹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언택트 시대에 문화재청, 구글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가치를 SK텔레콤의 5G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전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ICT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창덕아리랑 해보니…'해치' 만나고 통제 금지 구역도 관람 가능

5G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나타난다. 해치는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 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한다. /최수진 기자

5G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나타난다. 해치는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 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한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후원 입구에 도착하면 후원 주합루 2층으로 순간 이동하게 된다. 또 낙선재 안마당에 들어서면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증강현실에서 실제처럼 관람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AR스튜디오에서 106대의 4K 카메라로 360도, 초당 최대 60프레임으로 촬영을 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화질 입체 형상을 생성했다.

특히 희정당이나 후원 내부 등 문화재 보존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구역의 내부를 고화질 360도 VR로 둘러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인정전 마당에 들어서면 증강현실 속 왕·왕후와 함께 AR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또 낙선재에서는 AR 활쏘기, 숙장문에서는 AR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AR 경험을 할 수 있다.

창덕궁에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오는 28일부터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창덕아리랑'을 즐기고 싶지만 5G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디바이스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우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5G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며 "SK텔레콤은 5G로 창덕궁을 누구나 쉽게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모든 사람들이 창덕 아리랑, 창덕 아리랑 앳홈 등을 통해 창덕궁의 아름다움과 대한민국의 기술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 구글·문화재청 협업…"상업적 목적 없이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결정"

SK텔레콤은 구글, 영국의 개발 제작사인 넥서스 스튜디오, 한국의 AR 개발사 시어스랩(Seerslab)과 협력해 구글 클라우드 기반 증강현실 플랫폼인 'AR코어'를 통해 실감형 AR 서비스를 개발했다. 특히 최신 AR 기술인 클라우드 앵커, 라이팅 에스티메이션 등을 접목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SK텔레콤과 구글 개발팀 간 대면 협력이 어려워 3D입체영상 촬영부터 앱 개발, 필드테스트까지 한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원격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SK텔레콤과 구글 개발팀은 3D입체영상 촬영부터 앱 개발, 필드테스트까지 한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원격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사진은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 /최수진 기자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5G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에서 구글의 최첨단 AR 기술들을 첫선을 보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구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과 아름답고 긍정적인 순간들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예희강 그룹장은 "문화재청, 구글과 함께 상업적 목적 없이 앱을 개발했다"며 "5G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세계 유산인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노력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창덕아리랑 서비스 지원 단말기는 갤럭시S10 5G, LG V50 5G, 갤럭시노트10플러스, 갤럭시S20 시리즈며, 추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창덕궁은 1405년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이 건립한 궁궐이다. 조선 전기에는 정궁(正宮) 경복궁에 이은 제2의 궁궐 역할을 했으며,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된 조선 후기에는 법궁 겸 정궁의 역할을 하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다. 1997년에는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