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공개된 '최태원 클라쓰' 영상 속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하는)·방(식)·혁(신)' 삼행시 짓기에 나서고 있다. /이성락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파격 소통 지속…이천서브포럼 홍보 자처 'B급 연기'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일'진이 좋지 않다", "'방'구석에 있어야 하나", "'혁'…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방·혁' 삼행시에 도전했다. '일·방·혁'은 '일하는 방식 혁신'의 줄임말로, 이는 최근 재계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일·방·혁'은 오는 8일 열리는 SK 이천서브포럼의 주제로 선정됐으며, 최태원 회장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포럼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B급 감성'을 담은 포럼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하고 있다.
SK그룹은 이천포럼과 이천서브포럼을 홍보하는 사내 영상 '최태원 클라쓰' 세 번째 편을 6일 공개했다. 유튜브 형식의 '최태원 클라쓰'는 최태원 회장이 2030 세대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B급 개그'에 도전하는 등 '회장님'의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이 담겼다는 점에서 SK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공개된 '최태원 클라쓰'는 이천서브포럼을 홍보하기 위해 최태원 회장과 직원들이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영상 속 회의 장면은 적막 그 자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는 직원들이 회장님의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최태원 회장이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이때 화면에 등장한 스마트폰이 구매자 절반 이상이 2030 얼리어답터(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인 삼성전자 '갤럭시폴드'인 점도 눈길을 끈다. 포털 사이트 네이트를 통해 검색을 시도한 최태원 회장은 홍보 효과를 높이는 방법으로 '삼행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일·방·혁' 삼행시 짓기에 나선다.
최태원 회장이 '일'이라고 혼잣말하자 회의실에 있던 직원들이 '숫자 눈치 게임'인 것으로 착각해 '2!, 3!'이라고 외치며 벌떡 일어난다. 한 직원은 "'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낸다. 이후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자막과 함께 '일·방·혁' 삼행시에 도전한 최태원 회장은 "'일'진이 좋지 않다. '방'구석에 있어야 하나"라고 말했지만, 끝내 '혁'을 완성하지 못한다. 이후 화면에서는 '진짜 일·방·혁이 궁금하다면 8일 수요일 이천서브포럼 일·방·혁 편 2차에서 만나요'라는 홍보 문구가 소개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갤럭시폴드'로 '요즘 홍보 방법'을 검색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
사내 방송을 통한 최태원 회장의 홍보 영상 출연은 이번이 세 번째다. SK 내부에서는 '최태원 클라쓰'가 그룹의 경영 지향점과 이천포럼, 이천서브포럼 등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를 임직원에게 친숙하게 알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29일 공개된 두 번째 영상에는 'SV Account(사회적 가치 측정)를 몸으로 설명하라'는 미션을 받은 최태원 회장이 "좋은데, 표현할 수가 없네"라며 답답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재 SK 계열사들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최태원 회장의 더블보텀라인(DBL) 경영 가치를 임직원들에게 내재화하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또 이런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화폐 단위로 환산한 뒤 이를 성과에 반영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태원 클라쓰' 공개 전부터 격의 없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주목받아왔다. 지난해 SK 구성원들과 100회에 걸쳐 '행복토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번개 회식'을 갖기도 했다. 또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기존 방식을 과감히 탈피한 '회장과의 대화' 방식의 신입사원 교육을 직접 진행, 사전 각본 없이 신입사원들과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하며 자유로운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8월 열리는 이천포럼은 SK 구성원들이 세계적 석학, 전문가들과 함께 경제, 사회, 지정학 이슈, 기술혁신 등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 및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SK그룹 최대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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