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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자회사 지분 '깜짝 매입' 배경은
입력: 2020.07.02 00:00 / 수정: 2020.07.02 00:00
롯데케미칼이 지난달 말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이 보유한 반도체 소재 회사 한덕화학의 지분 50%를 약 700억 원에 취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롯데케미칼이 지난달 말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이 보유한 반도체 소재 회사 한덕화학의 지분 50%를 약 700억 원에 취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지주사 지배 구조 개선 및 사업 다각화 목적…인수설도 대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롯데케미칼이 '손자회사' 한덕화학의 지분을 깜짝 매입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경영 효율성 제고 목적이라고 설명했으나, 결국 롯데정밀화학도 품으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한덕화학의 지분 50%를 686억8100만 원에 취득했다. 한덕화학은 롯제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이 일본의 도쿠야마사(社)와 지난 1995년 50대 50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로 울산에 공장을 두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현상액(TMAH)를 제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한덕화학 지분 취득 배경에 대해 지배 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경영 효율성 제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덕화학이 제조하는 반도체 소재를 통해 최근 업황이 반등한 반도체 관련 업종의 사이클에 편승해 수익성을 집결하고 정통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롯데첨단소재의 소재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내겠다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한덕화학의 사업성도 밝은 편이다. 한덕화학은 지난해 매출 748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올리며 20%에 육박한 영업이익률(19.7%)을 기록했다. 일본 도쿠야마사와 지분을 나누면서 수익 모두가 롯데케미칼에 편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롯데케미칼에서 다루지 않는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최근 소재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는 것도 이번 한덕화학 지분 취득 목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 쇼와덴코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한화종합화학에게 PTA(고순도 테레프탈산)를 공급받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소재 사업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PTA 공장의 생산 라인 또한 PIA로 전환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손자회사 지분 인수를 통해 증손회사의 개념을 없애면서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피했다. /더팩트 DB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손자회사' 지분 인수를 통해 '증손회사'의 개념을 없애면서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피했다. /더팩트 DB

반면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이번 손자회사 지분 취득의 주된 목적은 그룹 지주사이자 롯데케미칼의 모회사인 롯데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계에 있는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덕화학이 롯데정밀화학이 아닌 롯데케미칼 소유가 되면 롯데지주의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바뀌면서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지 않는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전량을 롯데지주에 장외 처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롯데케미칼의 이번 지분 인수가 결국 롯데정밀화학을 끌어안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초 롯데첨단소재를 인수하면서 사업성을 강화한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 보유 회사의 지분을 선제적으로 인수하면서 합병 작업에 첫 발을 뗐다는 해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가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업계 특성상 롯데케미칼 또한 올해 1분기 8년 만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올초 합병한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올렸기 때문에 사업 구조 변화에 재미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고품 평가 손실과 대산공장 폭발사고의 일회성 비용까지 겹치며 영업손실 860억 원을 기록했으나 첨단소재 사업은 41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대조적인 결과를 따냈다. 수익성 악화를 겪는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마저 흡수합병한다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첨단소재와 함께 지난 2016년 롯데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화학사(당시 각각 삼성정밀화학, SDI케미칼)이지만 올초 롯데케미칼에 흡수합병된 롯데첨단소재와 달리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해오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이번 '자회사의 자회사' 지분 취득 배경은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지배 구조 개선 목적성이 짙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경영 환경이 악화된 롯데케미칼이 올해 포스토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 스페셜티 사업군의 투자를 늘리고 있어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 사업성 강화를 위한다면 롯데정밀화학과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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