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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늘리고있다. /더팩트 DB |
공모전·자금 투자 통해 스타트업과 협업 늘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스타트업을 끌어 안으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립 여건이 마땅치 않은 스타트업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면서 '상생 기업'이라는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25일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SK그룹 화학사 등이 스타트업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공모전을 활용한 스타트업 지원부터 전략적 협업까지 다방면에 걸친 스타트업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먼저 최근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와 협업을 발표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LG화학은 '전기차 & 배터리 챌린지'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배터리 효율 및 사용 편의성 증대를 위한 제어·유지 보수 등 7개 분야에서 기술 혁신 사업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정할 방침이다.
특히 LG화학은 이번 공모전을 최근 두 그룹 오너가 만나 협력을 다짐해 화제가 됐던 현대차그룹과 함께 진행하면서 스타트업에게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관심을 모은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오는 11월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대트래들 실리콘밸리 사무소에서 열리는 워크샵에 참석해 상호 협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자리 등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김명환 LG화학 전지사업본부 CPO 겸 배터리 연구소장은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배터리 분야 신기술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 전기차 분야에서 함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를 기업 핵심 경영 가치로 강조하고 있는 SK그룹 또한 화학 계열사인 SKC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모전을 통한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SKC는 2018년부터 진행한 'SKC 스타트업 플러스'의 3기 선정 계획을 지난달 발표하면서 스타트업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사업화 지원금이 제공되는 한편 오픈 플랫폼을 통한 다른 업체와도 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픈 플랫폼은 SKC를 비롯해 15곳 기관에서 참여하고 있다.
또한 SKC는 이번 기수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 등 사업 분야를 16개까지 늘려 전도 유망한 미래 소재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에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공모전 선발 기업에 사업화 지원금 1억6000만 원을 전달하고 오픈 플랫폼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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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밸런스2020'을 통해 친환경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스타트업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계열 CEO들이 지난 2일 화상회의를 마친 후 그린밸런스2030 실행의지를 다지고 있는 모습다. 왼쪽부터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SK이노베이션 제공 |
'그린 밸런스 2030'을 통해 친환경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환경분야 소셜 비즈니스 발굴 공모전'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환경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친환경 및 소재부문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해 공모전에서는 3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이들 기업에 각 2억 원의 성장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의 스타트업 지원은 펀드 조성을 통한 금전적 지원 형태로 진행된다. 미래 유망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처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기술력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서울 마곡 중앙연구소에 이노베이션센터를 조직하고,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전문 회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와 함께 50억 원 규모의 롯데케미칼이노베이션펀드1호를 조성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펀드를 통해 모인 기금은 직접 선정한 스타트업에게 지원된다. 각각 폴리프로필렌 발포시트와 수처리용 기능성 미생물 대량생산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케미코'와 '블루뱅크'에 지난달 '1호 지원'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향후 펀드 규모를 300억 원 까지 늘려 지속적인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승욱 롯데이노베이션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을 우선 타겟으로 하며, 기술력을 가진 강소 기업들의 'Small Success(스몰 석세스)'를 통해 대한민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가는 주춧돌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비정유부문에서 석유화학사업을 구가하고 있는 정유사 에쓰오일과 GS칼텍스도 스타트업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업종에 불어 닥친 '디지털 전환'을 사업 혁신으로 이루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에쓰오일은 올해 인공지능 설비 진단 스타트업인 원프레딕트에 총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고, GS칼텍스도 같은해 원유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오일엑스에 약 12억 원을 투자하는 등 스타트업을 활용한 사업 방식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스타트업 지원에 대해 각 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산업에 대한 미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또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한 상생 이미지를 쌓아 기업 가치를 제고해 활용 가치가 높다는 해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후장대 산업을 다루면서 폐쇄적 이미지가 짙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면서 각 사가 표방하는 미래 경영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문턱은 높은 사업군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자체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