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최근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명단 이름 올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이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사회공헌 비전을 선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생 경영'이 삼성 핵심 계열사 수뇌부의 '개인 기부'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삼성발(發) 기부문화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최근 박학규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과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이 최근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이들 외에도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과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지난해 연말에 사장 또는 대표이사로 승진한 경영진 9명 모두 '아너스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 유니세프 등과 같은 비영리단체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일정 기간 이내 납부를 약속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으로 지난 2007년 사회지도층의 나눔 참여를 선도하고 한국형 고액기부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결성됐다.
지금까지 경제계에서 대기업 총수 및 총수 일가의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활동이 외부에 공개된 사례는 있지만, 주요 대기업 계열사 사장들의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활동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 사장단의 기부 행렬 소식에 재계에서는 지난해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사회공헌 비전을 선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생 경영'이 삼성 핵심 계열사 수뇌부의 '개인 기부'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제공 |
삼성 사장단의 이 같은 기부행렬은 지난해 이 부회장이 강조한 사회공헌 비전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과 맥을 같이 한다.
삼성은 같은 해 2월 "사람이 가진 고유한 잠재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상생경영 다짐 이후 기부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치러진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서도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임직원이 기부를 하는 만큼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매칭 그랜트 제도' 역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은 지난해 임직원들이 낸 기부금 260억 원에 회사 매칭기금 260억 원을 더한 약 520억 원의 성금을 마련해 청소년 교육 및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에 기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매칭그랜트 참여율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강조한 '상생 경영'은 올해 전 세계에 막대한 피해를 안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기점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경제적 지원은 물론 민간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정부가 추진하는 공적마스크 공급 활동에 동참하는 등 그 영역과 방식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및 고용 발표는 통상 재계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통 큰' 기부를 비롯한 사회공헌활동 사례도 마찬가지다"라며 "이번 삼성 사장단의 기부 사례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간 기업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기부가 고위급 임원진의 자발적 기부로 한 단계 진화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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