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하나銀 각각 651억 원·240억 원 환매지연[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기업은행이 일부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선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은행의 결정으로 신한·하나은행 등 다른 판매사들도 선지급 여부를 결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에게 '선(先) 가지급·후(後) 정산'안을 결정했다.
선지급 대상 펀드는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로,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2019년 두 펀드를 각각 3612억 원, 3180억 원 상당을 판매했으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펀드당 695억 원, 219억 원 등 총 914억 원의 환매가 중단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 중 디스커버리펀드 판매 규모가 가장 크다. 여기에 국책은행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해 선가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금감원 검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이를 토대로 관련 법령과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결하되 고객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분쟁조정위원회 조사 등 절차에 있어서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기업은행의 선지급 결정이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다른 판매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판매사들이 선지급과 관련된 내용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를 판 하나은행의 환매지연액은 240억 원이며,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판매한 신한은행의 환매지연액은 651억 원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스커버리펀드와 관련해서는 선지급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선지급 결정을 내리면서 다른 판매사들도 선지급 등에 대한 고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다고 하더라도 선지급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다른 판매사들이 기업은행과 같이 디스커버리펀드 선지급을 결정한다면 그 비율은 50~51% 등 비슷한 수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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