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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항공업계 M&A…업계 "시장 재편 속도? 코로나19 전 얘기"
입력: 2020.06.11 00:00 / 수정: 2020.06.11 00:00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 작업에 난항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덕인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 작업에 난항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덕인 기자

아시아나, 이스타 재무상태 최악…매각 불발 시 사업구조 악화 불가피

[더팩트|한예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 찾기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역시 진전이 없는 상태여서 항공업계 재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렸던 대형 M&A 프로젝트가 잇따라 난항이 거듭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항공업계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아시아항공의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채권단 측에 발송했다. 다만 계약 이전과 현 상황이 많이 다른 만큼 원점에서의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HDC현산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3228억 원에 사들이고 유상증자 진행해 신주를 2조1772억 원에 매입하는 형태다.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이었다.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월 19일 한때 227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HDC현산 측이 지난 4월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을 무기한 연장하면서 '인수 포기설'이 불거졌다. 결국 채권단이 내용증명을 발송해 인수 의사를 표명하라고 HDC현산 측을 압박했다.

업계는 HDC현산이 내놓은 답변을 놓고 인수 포기 혹은 재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산은 보도자료에서 자체적인 인수 노력을 강조하는 한편, 계약 체결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와 당기순손실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HDC현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보다 부채가 4조5000억 원 늘고,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계약 당시(2019년 반기 말)보다 1만6126% 급증했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순손실과 올 1분기를 합해 8000억 원 이상 불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위험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하반기에도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은 순환휴직, 경영진 급여삭감 등으로 고정비를 줄여가고 있지만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여객사업의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실적개선에 의문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항공업계의 재편이 쉽지 않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덕인 기자
업계에서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항공업계의 재편이 쉽지 않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덕인 기자

국내 최초 항공사 간 M&A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도 미뤄지고 있다. 제주항공도 지난달 말에 잔금 지급 후 주식 취득 예정이었지만,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추진과 관련해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다. 제주항공은 총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이다. 이에 따라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최대주주인 AK홀딩스를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스타항공의 인수와는 무관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차원의 유상증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운영자금 마련에 나설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는데, 이스타항공 인수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59억 원을 기록했으며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에 지난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데 이어 3월부터는 급여도 미지급 중이다. 국내선·국제선 전면 비운항 기간이 길어지며 운항증명(AOC)마서 일시 정지됐다.

최근에는 체불 임금을 놓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대주주 간 신경전도 불거졌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 측에 자체적인 임금 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했는데, 이스타항공 측은 체불 임금 등 비용은 제주항공이 부담해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체불임금은 250억 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변수가 전체 항공업을 위기로 몰고 가며, 인수 주체의 인수 의지를 꺾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의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HDC현산과 제주항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매각을 실패할 시 아시아나와 이스타의 사업구조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인수를 포기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인수를 강행하면 동반 부실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면서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채권단도 없는 이스타항공은 다시 매물로 나와도 코로나19 사태에 인수자도 없는 상황에서 파산 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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