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제과, 빙과 시장에 이르기까지 식품업계 전반에서 기존에 있던 인기 제품을 변형하는 '퓨전 마케팅'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 /문수연 기자 |
식품업계, 시그니처 제품 활용한 '재활용' 전략 통했다
[더팩트|문수연 기자]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식품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에 있던 인기 제품의 다지인이나 형태를 변형하거나 제품을 서로 융합하는 형태의 '퓨전 마케팅' 전략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기존 장수 브랜드가 확보한 소비층을 토대로 제품 결합을 통한 호기심을 자극해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여 짧아지는 제품의 유행 주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기존 인기 제품을 융합한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농심의 '짜파구리'가 꼽힌다. 짜파구리는 기존 라면 제품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쳐 만든 라면으로, 영화 '기생충'에 소개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자 지난 4월 농심이 정식 출시를 했다.
라면시장에서 농심과 경쟁을 벌이는 오뚜기 역시 '진진짜라'를 내놨다. '기생충' 열풍으로 짜파구리가 인기를 끌자 농심보다 먼저 '진짬뽕'과 '진짜장'을 합친 신제품을 출시했다.
농심의 '포테토칩 김치사발면', 서주의 '서주 아이스주 젤리'와 '서주 웨하스' 등 제과업계에서도 회사별로 자사 인기 제품을 변형해 출시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문수연 |
제과업계에서도 '퓨전 마케팅'에 나서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포테토칩 육개장 사발면'을 출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지난 4월에는 '포테토칩 김치사발면'을 추가로 내놨다.
농심 관계자는 "포테토칩과, 육개장 모두 소비자들이 아는 맛인데 이들을 조합하니 새로운 맛이 나와서 반응이 좋았다. 특히 2030 세대들이 맥주 안주로 호평했고, 좋은 반응에 힘입어 두 번째 컬래버레이션 제품인 포테토칩 김치사발면이 출시됐다"고 말했다.
빙과업계에서도 변형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웅진식품은 지난 4월 자사 대표 음료인 '아침햇살'과 '초록매실'을 아이스바로 변형해 출시, 40여 일 만에 18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외에도 롯데푸드는 '돼지바'를 콘으로, '구구콘'을 '구구바'로 변형해 출시했고, 롯데제과는 지난 4월 한정판으로 '죠스바', '스큐류바', '수박바'의 특징을 한꺼번에 담은 제품인 '죠크빅바'를 판매했다. 서주는 지난 4일 CU와 협업해 '서주 아이스주 젤리', '서주 웨하스'를 내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맛의 신제품은 소비자가 구매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데, 익숙한 맛의 신제품은 아는 맛이기 때문에 좀 더 쉽게 구매할 수 있어서 식품업계에서도 변형 신제품을 전략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재밌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1020 트렌드인데 이를 충족해주기 때문에 이색 컬래버레이션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