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열린 '비대면 타운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사 혁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비대면 타운홀' 통해 전방위 혁신안 발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전 세계적 언택트 트렌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ICT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며 "이동통신부터 뉴 ICT 사업, 기업 문화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4시간에 걸쳐 '비대면 타운홀'을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장에는 20여 명의 임원만 배석하고, SK ICT패밀리사 임직원들은 T전화 그룹통화, 영상통화 '서로', PC·모바일 스트리밍, 사내방송 등 다양한 비대면 솔루션을 통해 타운홀에 참여했다.
SK텔레콤은 대기업 최초 전 직원 재택근무, 온라인 주주총회, 비대면 채용 등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했다. 이번 타운홀은 이러한 역량,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한 인프라를 토대로 기존 틀을 깬 발상의 전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박정호 사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슬로우 다운(천천히 행동하기)을 요구하고 있지만, ICT 기업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변해야 한다"며 "전 영역에서 구시대 공식을 모두 깰 때"라고 강조했다.
변화 방법으로는 "이동통신 경쟁력을 ARPU(가입자당 월 매출), 가입자 수로 계산하고, 점유율을 고지 점령전으로 생각하는 시각부터 탈피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각 사업 특성을 고려한 신평가 모델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사업에 대해 박정호 사장은 "당장 손해가 되더라도 모든 신사업을 AI, 클라우드화하는 변화를 시도해야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며 "디지털 시대에는 뉴 ICT 상품을 더 많은 회사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SK텔레콤 직원이 PC를 통해 비대면 타운홀에 참여,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이와 함께 박정호 사장은 "서비스위원회 산하 '주니어 보드'를 신설하고, 모든 서비스 출시 전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을 받자"고 파격 제안했다.
초협력 시대 키워드로는 '자강(自强)'을 강조했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의 초협력에 있어 스스로 강하지 않고서는 곧 한계에 달하지만, 새 시대를 이끌 힘이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한 기회를 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직원들은 댓글을 통해 일하는 방식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SK텔레콤 경영진은 △본사가 아닌 집에서 10~20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거점 오피스' 확대 △ICT로 업무효율을 높이는 '스마트솔루션' 강화 등의 의견에 동의하며, 이를 즉시 준비하기로 했다.
박정호 사장은 △재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는 '디지털 워크2.0' △구성원이 직접 필요 조직을 신설하는 '애자일 그룹’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정호 사장과 함께 SK텔레콤 4대 사업부장 등 경영진은 사업 현황을 차례로 발표했다. 경영진은 코로나19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으나 그동안 축적해온 디지털 역량과 기술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SK텔레콤 경영진은 언택트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망 장점을 연결한 O2O 마케팅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 △언택트 출입 통제 솔루션 출시 △동영상 커머스 차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비대면 타운홀'을 열어 시대의 변화에 맞게 기업 소통 문화를 혁신해나갈 예정이다.
박정호 사장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 인프라가 우수하고,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높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직원들이 코로나19로 거리를 둬야 하는 상황이지만 디지털로 더 단단하게 결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