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프 업무처리' 시스템 도입 검토 중"[더팩트│황원영 기자] 보험사에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2차 감염 사례도 이어져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보험사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객 접점인 콜센터를 폐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업무 차질도 피할 수 없게 됐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자가 격리 중이던 AXA손해보험(AXA손보) 종로센터 직원 2명이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상담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자가 격리 상태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 양성 판정에 따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모두 종로구 소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종로구 김상옥로 30) 11층에서 근무했다.
종로 콜센터 첫 확진자의 가족을 포함하면 AXA손보 콜센터 관련 감염자는 7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AXA손보 종로 콜센터의 근무자는 약 120명에 이른다.
이에 AXA손보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 10여개 콜센터 전체를 대상으로 순환 근무 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센터마다 직원 절반만 출근하고 나머지 절반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감염자가 확인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집단 감염이 발생할지 긴장하고 있다.
보험사 콜센터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는 직원 216명 중 9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의 가족 34명도 감염돼 관련 확진자가 169명에 달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충정로역 인근 센트럴플레이스 빌딩 7층에 있는 KB생명보험 전화영업점에서 근무하는 보험설계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영업점에서 근무한 설계사 11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감염자는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KB생명보험은 해당 영업점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모두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이달 3일에는 삼성화재 역삼영업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어 보험설계사 2명이 추가로 감염돼 총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삼성화재 역시 해당 설계사가 근무하던 역삼빌딩을 폐쇄했다. 같은 건물에 근무 중인 직원 및 설계사 50여명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콜센터는 여러 명이 밀폐공간에 밀집해 전화영업을 하는 근무 특성상 비말 감염 우려가 큰 사업장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특별히 콜센터에 방역지침 등을 내리고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직후 방역당국은 좌석 간격 1.5m 유지, 식사시간 교차 실시, 띄어 앉기, 마스크 착용, 칸막이 설치 등의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에도 콜센터 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전화 영업을 통한 수수료로 수입을 얻고 있는데 교대근무나 영업장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콜센터 특성 상 계속해서 말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감염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확진자가 발생한 AXA손보 역시 2월부터 순차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그러다 지난달 생활방역으로 전환되고 출근을 재개한 후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한, 보험사들은 콜센터 폐쇄나 순환근무에 따른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에 과부화가 걸리면서 고객 대응이 늦어지거나 아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특히 보험금 청구, 민원 접수 등을 콜센터가 담당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개인 위생수칙이나 긴급상황 발생 시 대응 교육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고객 민원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홈페이지 등에 '셀프 업무처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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