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가 4일 공정위 주최로 열린 '상생 협약식'에서 "코로나19로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민주 기자 |
공정위 '상생 간담회'서 머리 맞댄 유통계 수장들…롯데백·이마트·쿠팡 등 참석
[더팩트|대한상공회의소=이민주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유통업 매출 감소로 4개월간 유례없는 힘든 시간 보냈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유통사업의 위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황범석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19 극복 위한 유통-납품 상생 협약식'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조성욱 공정위원장과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 업체 13개 업체 대표와 납품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황 대표는 백화점협회장으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체인스토어 회장,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대표가 온라인쇼핑협회장 자격으로 나왔다. 이외에도 김진태 AK플라자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참석했다.
최근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 역시 각각 박대준 대표와 허태영 부사장이 회사를 대표해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응 방안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유통업계 수장들은 이날 상호 상생을 약속하면서도 여전히 산재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표들은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을 대변하듯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대표 등 유통업계 수장들이 참석해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민주 기자 |
이들은 한 시간여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유통업 매출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이에 따라 납품업체들의 수익까지 동반 감소하면서 지난 4개월간 유례없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고 말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역시 "아시다시피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대내외 환경에 힘든 상황이다. 외면적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여러 대내외 환경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준석 지오다노 대표는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할 정도로 소비심리가 떨어졌으며 향후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패션 상장사 39개 중 20곳이 적자를 봤다. 9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매출이 일제히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50% 가까이 줄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소비재 유통 사업은 코로나19로 전에 없던 비즈니스 환경에 처해있다"며 "사태가 지속할 경우 세계 패션 시장 규모가 3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납품업체 측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오서희 린애스앤제이 대표도 "자사는 3월에만 매출의 90%가 줄었으며 5월에는 70%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에 공정위가 유통업계와 납품업계 상생을 위한 '판매 촉진 행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유통업계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이민주 기자 |
업계가 겪는 애로사항 등을 공유한 공정위는 유통-납품 업체가 함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날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판매 촉진행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유통업계의 세일 비용(판촉비)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적극적인 할인행사를 장려하고, 이것이 중소 납품업자의 재고소진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통상 대형 유통업체는 유통업법에 따라 할인행사를 위한 판촉 비용의 50%를 의무적으로 부담하게 돼 있다. 공정위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기간은 대한민국 동행세일 시작일인 오는 26일부터 연말까지다.
조 위원장은 "올해 1분기 유통업계 매출은 집계 이래 최초로 50% 이상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어려운 시기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통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통업체는 납품업체가 판매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납품업체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상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준 쿠팡 대표(왼쪽)와 허태영 마켓컬리 부사장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협약식을 바탕으로 상생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민주 기자 |
공정위가 내놓은 제시안과 관련해 유통업계에서도 저마다 상생안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동참 의지를 피력했다.
백화점 업계는 △판매 수수료 인하 △최저보장수수료 면제 △대금 조기 지급을 약속했다. 대형마트는 △판매수수료 5%P 인하 △최저보장수수료 면제를 내세웠다. 온라인쇼핑 업계는 △쿠폰·광고비·판매수수료 자사 부담을 약속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자사는 코로나 초기부터 소비자들에게 생필품을 안정적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아울러 판로를 잃은 많은 유통 종사자들을 돕기 위해 고민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다. 금번 협약식을 바탕으로 힘을 합치는 데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도 "최근 코로나로 국내적 혼란 불안 가중되는 상황에서 상생과 협력이 기초가 돼야 함을 느끼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판촉 활동을 늘리는 한편 대금 조기 지급 등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쓱배송 활성화해 지역 소상공인 판로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