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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예견된 철수 닛산·인피니티…남은 일본차 '벌벌'
입력: 2020.05.31 00:00 / 수정: 2020.05.31 09:55
한국닛산이 지난달28일 고전을 면치 못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 부산모터쇼에 전시된 닛산 X-TRAIL. /더팩트 DB
한국닛산이 지난달28일 고전을 면치 못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 부산모터쇼에 전시된 닛산 'X-TRAIL'.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유통업계, 재현되는 '코로나19 악몽'에 '희비교차'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30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나흘 만에 30명대로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코로나19 확산세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타격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를 버티지 못한 일본 닛산자동차가 국내시장에서 철수 계획을 밝혔는데요. 다른 일본차 브랜드들도 상황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유통업계에서도 휴·폐점 행렬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악몽'이 다시 시작되었는데요. 다만 이번에는 온라인 업체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키코 배상에 대해 '배임이 아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는데요. 은행권의 키코 배상 결정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됩니다. IT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우리 기업의 통신 품질이 미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황당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먼저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는 일본 닛산자동차와 관련한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렉서스·토요타·혼다는 버틸까요?

-"일본차, 사실 앞이 보이지 않아요." 닛산과 인티니티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최근 일본차 업계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는데요.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 건가요.

-네, 지난 28일 한국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화했습니다. 닛산과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올해 말 완전히 철수하게 되고, 애프터서비스는 2028년까지 제공합니다. 그동안 한국닛산은 철수설에 대해 부인해 왔지만.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한국닛산이 직원 절반가량을 내보내고, 딜러사 계약을 대거 해지하는 등 사실상 철수 시그널과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철수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시장 판매부진입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노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 실적은 급전직하 했습니다. 한국닛산은 지난해 3049대를 판매했습니다.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4월까지 813대 판매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3% 줄어든 수치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부정적 미래입니다. 결국 한국닛산은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닛산은 2017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른 일본차 브랜드 상황은 어떤가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는 닛산에만 영향을 끼친 게 아닙니다. 일본차 브랜드별로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렉서스가 1856대, 토요타 1654대, 혼다 1154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1%, 54.9%, 68.6% 줄었습니다. 국내 전체 수입차 시장은 4월까지 총 7만7614대가 팔렸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는데요. 시장은 성장하고 있는데 유독 일본차만 고전하고 있습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닛산을 시작으로 다른 일본 브랜드의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요타코리아와 혼다코리아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닛산 철수는 일본차 '엑소더스'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이커머스 업체가 물류센터 내 확진자 발생으로 줄 휴·폐점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팩트 DB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이커머스 업체가 물류센터 내 확진자 발생으로 줄 휴·폐점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팩트 DB

◆'코로나19 아이러니' 호재 누린 이커머스 덮친 '폐점 악몽'

-이번 주 유통업계는 재현된 '코로나19 악몽'에 시달렸죠. 일명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의 휴·폐점 행렬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그 양상이 좀 달라졌다고 들었습니다. 매장을 보유한 오프라인 업체가 아닌 온라인 업체가 타격을 입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 수혜를 본 온라인 업체가 코로나19로 꼬꾸라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2~3월)까지는 오프라인 업체의 피해가 특히 심했는데요. 확진자가 방문한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업체에 따라 하루 300~4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바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매장이 없는데 어디를 폐점하는 것인가요.

-이커머스 업체는 직매입 판매하는 상품을 보관하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르는데요. 이 직원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센터 자체를 폐쇄하게 된 것입니다.

-먼저 일명 '인천 학원강사발' 코로나19 핑퐁이 쿠팡으로 튀었습니다. 지난 26일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해당 시설이 폐쇄됐습니다. 최초 확진자 역시 이태원발 N차 감염자로 추정되는데요. 이태원에 다녀온 인천 학원강사가 수강생에 옮긴 이후 택시기사, 돌잔치 참석자를 거쳐 물류센터 직원에게 옮긴 것이지요.

-곧이어 신선식품 새벽 배송 업체 마켓컬리에서도 사고가 터졌습니다. 27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상온 1센터 일용직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곳 모두 이커머스 업체네요. 센터 내부에서 확산할 위험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확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쿠팡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같은 날 현대그린푸드 경인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들 센터와 관련한 확진자는 30일 11시를 기준으로 108명까지 늘어났습니다.

-택배로 상품을 전달하는 이들 업체의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공포증'이 퍼지는 상황입니다. 보건당국이 "택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적다"고 발표했지만 논란은 지속하고 있고요. 업체들은 사과와 함께 상품이 안전함을 강조하며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온라인 유통기업 물류센터에 대한 일제 점검까지 선언했고요.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떠오르면서 수혜를 본 이커머스 업체가 코로나19로 인해 폐점 타격을 입게 되는 현상이 아이러니하네요. 부디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더 확산하지 않고 사그라지길 바라야겠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키코 배상과 관련해 은행법에 따라 배임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키코 배상과 관련해 "은행법에 따라 배임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은행권, 금융위 "키코 배상, 배임 아니야" 유권해석에 사라진 거부 명분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금융당국이 키코 배상에 책임을 지는 것이 은행법에 따라 배임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죠.

-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일반인이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해 지불하는 것은 은행법 제34조 2항을 위반하는 것이 아님을 알린다"는 유권해석을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에 회신했습니다. 은행법 제34조의2에 따르면 은행이 은행 업무와 관련해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금융위가 피해 기업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키코 배상 결정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동안 은행들은 키코 배상이 배임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키코 배상을 포기하거나 미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은행들이 배상을 거부할 명분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붕구 키코공대위 위원장은 "너무 늦어 많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유권해석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은행들은 적극적인 배상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 규정은 은행들이 배상 여부를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로써, 이같은 유권해석이 나왔다고 해서 은행들이 꼭 배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분쟁조정의 경우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은행들의 자발적인 배상 결정이 없을 경우 분쟁조정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관련 은행들은 이사회 논의가 필요하고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배상 결정 시한이 아직 남은 만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이 분조위 결정 수용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금융위 유권해석까지 나오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배상을 미뤄왔던 은행들이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외국 시장조사업체의 5G 품질 조사 결과가 논란이다. 이동통신 3사는 다양한 항목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조사 과정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팩트 DB
외국 시장조사업체의 5G 품질 조사 결과가 논란이다. 이동통신 3사는 다양한 항목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조사 과정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팩트 DB

◆신뢰성·객관성 없는 해외발 '5G 평가'에 난감한 통신사

-IT업계에서는 영국의 한 시장조사업체가 발표한 '5G 품질 조사 결과'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우리 기업의 통신 품질이 미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오픈시그널(OpenSignal)이라는 곳에서 5G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전 세계 10개 사업자의 5G 품질을 비교 분석해 결과를 발표한 건데요. 1위는 미국의 버라이즌으로 나왔습니다. 국내 통신 3사는 2위부터 4위를 차지했죠.

-어떤 점이 문제가 됐나요?

-버라이즌의 5G 속도(다운로드 기준)가 국내 통신 3사 대비 두 배 이상 빠르다는 결과 때문인데요. 문제는 5G 품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죠.

-품질 조사는 다양한 항목을 고루 따져야 하고, 그 기준이 동일할 때 진행할 수 있는 건데요. 통신뿐 아니라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그래서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각 통신사들이 활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부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조사 과정 자체에 오류가 있습니다. 미국 버라이즌은 28㎓ 대역의 초고주파수(mmWave)를 사용하고, AT&T는 850㎒ 대역을, T모바일은 600㎒ 대역을 활용하거든요. 국내 통신사는 3.5㎓ 대역에서 5G를 서비스합니다. 대역마다 5G 특성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려운데도 업체에서 이런 결과를 낸 것이죠.

-접속률 항목에서는 오히려 국내 통신사가 버라이즌 대비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버라이즌의 접속 가용성(접속률)은 0.5%로, 10개 사업자 가운데 최하위 수준입니다. 기지국이 충분히 깔리지 않았다는 의미죠. 이에 반해 국내 통신사의 접속률은 △SK텔레콤 15.4% △LG유플러스 15.1% △KT 12.6% 등입니다.

-업계의 반응은 어땠나요.

-'황당하다'는 입장이었죠. 업계에서는 객관성이 없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시그널의 과거 조사만 봐도 이번 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조사 날짜도 제각각이고,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조사했는지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런 신뢰성 없는 결과가 보도되면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습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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