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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면세품' 판매 허용 한 달…언제 살 수 있을까
입력: 2020.05.30 00:00 / 수정: 2020.05.30 00:00
재고 면세품 판매 허용이 난 지 한 달이 됐지만, 진척사항이 없어 면세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예주 기자
재고 면세품 판매 허용이 난 지 한 달이 됐지만, 진척사항이 없어 면세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예주 기자

할인율 협상부터 유통채널 선정까지 난항 계속…이르면 6월 중순쯤 가능

[더팩트|한예주 기자]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면세품을 국내에 한시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어 면세점들의 속이 타고 있다. 참여 브랜드들과의 협상이 쉽지 않고, 유통채널을 선정하는 것 역시 난항이 계속되면서 실제 판매가 이뤄지기까지는 한 달 이상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 3사는 재고 면세품에 대한 국내 유통채널 판매를 두고 해외 브랜드와 '할인율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매출이 급감한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면세품 국내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국내 면세점 업계가 물류창고에 쌓아둔 3조 원 안팎의 재고 물품 중 6개월 이상 안 팔린 장기재고품에 한해서다. 재고품은 일반적인 수입품과 똑같이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국내 일반 유통채널에 풀릴 예정이다. 판매 기한은 10월 29일까지 6개월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0원'이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면세업계는 한시라도 빨리 재고품을 처분해야 한다. 특히, 1분기 실적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기에 2분기부터의 실적을 조금이나마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재고품 처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법적인 규제는 풀렸어도 면세점들은 실제 판매가 성사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먼저 면세점들은 재고품목 중 판매가 가능한 품목에 대한 리스트를 정리했다. 이 품목들을 판매하려면 또 각 브랜드별로 업체를 만나 양해를 구해야 한다. 문제는 브랜드 입장에선 굳이 이 같은 '헐값 판매'에 동의할 이유가 없어 협상이 어렵단 것이다.

이 과정에서 3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은 재고품 할인 판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6월 중순쯤부터 판매가 가능하겠지만, 중저가 브랜드의 패션 잡화 위주로 풀려 가짓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업계에서는 이르면 6월 중순쯤부터 판매가 가능하겠지만, 중저가 브랜드의 패션 잡화 위주로 풀려 가짓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일부 참여하는 브랜드들과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재고품을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브랜드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품은 면세점이 모두 브랜드에 돈을 주고 매입한 상품이다. 가격 결정권은 면세점에 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면세점들은 이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면세품 재고가 시중에 풀릴 때는 세금을 매겨야 하므로 현 제품 가격 그대로를 고수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면세점들은 재고품 원가를 얼마나 감가상각해야 할지에 대해 법무법인·브랜드 등과 논의하고 있다. 명품 수입의 경우 통상 8~17%의 세금을 부과한다.

판매처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중간유통사를 정하는 데도 고심이다. 면세점 입장에선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 번에 팔아버리면 편하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 본사들과의 개별 협의도 필요하고 매입 채널이 충돌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특히 신라면세점의 경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과 달리 그룹 내 계열 백화점·아울렛 유통 채널이 없다.

이에 이커머스를 통한 공급이 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가장 유력한 공급 채널로 꼽혀왔던 홈쇼핑도 사실상 유통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이 대체로 '면세가'에 가까운 수준에 판매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홈쇼핑에 들어갈 경우 세금이 붙어 가격이 오르면서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괴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가 브랜드의 패션 잡화 위주로 판매가 가능하게 될 것 같다"면서 "그나마 빨리 팔 수 있게 되면 좋겠지만 장애물이 너무 많고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판매기한이 10월 말까지인데 진척 사항이 너무 없어 걱정이다"라면서 "빨라야 6월 중순쯤이 될 텐데 아마 7월은 돼야 판매가 가능해질 것 같다"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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