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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면세점, 인천공항 '포기' 김포공항 '도전'…왜?
입력: 2020.05.27 13:09 / 수정: 2020.05.27 13:11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포기했던 그랜드면세점이 김포공항 입국장면세점 입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그랜드면세점 대구 시내점 모습. /그랜드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포기했던 그랜드면세점이 김포공항 입국장면세점 입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그랜드면세점 대구 시내점 모습. /그랜드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한국관광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상대적으로 부담 덜한 임대료 이유

[더팩트|한예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포기했던 그랜드면세점이 김포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 사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면세점업계가 높은 임대료를 이유로 공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보다 김포공항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영업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객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수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입국장면세점 사업자 공개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랜드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관광호텔을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서는 엔타스듀티프리가 함께 참여해 경쟁을 벌였지만 고배를 마셨다. 인천공항에서 입국장면세점을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기 면세점인 그랜드면세점은 현재 인터넷면세점과 제주항공 기내점을 비롯해 대구 시내면세점, 대구국제공항점, 인천국제공항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랜드면세점이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승인을 받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 향후 5년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1층 입국장에서 200㎡로 조성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판매품목은 면세 주류, 향수, 화장품, 담배, 기타 등 전 품목이다.

김포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운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악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단 점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당장 임대료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김포에 도전한 것 같다면서도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그랜드면세점 인천공항점 모습. /그랜드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서는 당장 임대료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김포에 도전한 것 같다면서도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그랜드면세점 인천공항점 모습. /그랜드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악재에도 그랜드면세점이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에 적극 나선 이유는 당장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임대료 비용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고정 임대료'를 내는 방식인 데 반해 한국공항공사는 2018년부터 월 단위 매출 증감을 반영한 연동 임대료를 산정해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끊기며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인천공항은 막대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나 김해공항 등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랜드면세점은 지난 4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우선협상 지위를 포기했지만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진출은 적극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다.

그랜드면세점은 지난달 9일 인천공항 1터미널 DF8(전품목) 사업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랜드면세점은 공사 측에 자신들이 특별재난지역인 대구에 기반을 둔 사업자인 만큼 계약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면세점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담배 판매가 허용됐다는 점도 김포공항에 도전한 이유 중 하나다. 앞서 정부는 입국장면세점 활성화를 위해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 담배 판매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다만, 일각에선 김포공항 입국장면세점이 인천공항이나 김해공항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항공사가 제시한 김포공항 입국장 예상 연간 매출액은 18억6000만 원으로, 김해공항(53억2000만 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국제선 여객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포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493만 명으로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수인 1009만 명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제선 운항노선도 김해공항이 13개국 41개 노선인 반면, 김포공항은 3개국 5개 노선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에 사업장을 늘릴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인 것은 맞다"면서 "당장 임대료 부담이 덜 하다는 점이 김포공항에 뛰어들게 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포공항 특성상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쉽게 올라오기 힘든 만큼 그랜드도 당장 매출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상징성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를 한 것 같다"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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