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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은 알아서 내라" 제주-이스타 '줄다리기' 언제까지?
입력: 2020.05.22 16:59 / 수정: 2020.05.22 16:59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합병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로 임금 체불 문제가 떠오르면서 인수 작업에 다시 차질이 생기고 있다. 사진은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합병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로 임금 체불 문제가 떠오르면서 인수 작업에 다시 차질이 생기고 있다. 사진은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에 SPA 조건 변경 요구…인수전 완주 '불투명'

[더팩트|한예주 기자]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이 인수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대주주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사재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양측의 간극이 쉽게 좁혀질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 작업이 또 다시 늦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임금 체불 등의 문제를 놓고 이스타홀딩스 측에 주식매매계약(SPA) 조건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0억 원가량을 부담하라고 요구한 것.

이스타항공은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국회의원 당선인이 실소유주다.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 지분은 이 당선인의 아들과 딸(아들 이원준 씨 66.7%·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 33.3%)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 가족 회사이자, 이 당선인이 실질적인 오너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계약대로 매각이 성사되면 545억 원의 매각대금은 이 당선인 일가가 가져가게 되지만, 현재로서 이 일가가 위기를 수습할 어떤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면서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인수가를 조금이라도 덜고 싶기 때문에 이 당선인이 먼저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쪽은 이미 임금체불 등을 인수자가 부담하기로 했고, 이를 고려해 인수가가 정해졌다는 견해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인수 관련 협상은 진행 중"이라며 "계약상의 내용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애꿎은 직원들만 임금체불로 속을 끓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직원 급여의 40%만 지급했으며, 3~4월에는 급여를 일절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60여 명을 내보냈지만, 이마저도 퇴직금과 임금 미지급분을 제때 주지 못했다. 퇴직 신청자 외에 추가로 100여 명 내외의 직원을 정리해고할 계획이었으나 내부 반발로 세부 방안을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제주항공의 현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중이다. 사진은 제주항공의 새 수장이 된 아시아나항공 출신 김이배 대표. /애경그룹 제공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제주항공의 현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중이다. 사진은 제주항공의 새 수장이 된 아시아나항공 출신 김이배 대표. /애경그룹 제공

인수 작업에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545억 원에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사들이는 내용으로 SPA를 체결했다. 인수가는 지난해 12월 18일 경영권 인수 양해각서(MOU) 체결 때 밝혔던 매각예상가 695억 원보다 150억 원 낮은 가격이다.

제주항공은 계약금으로 지급한 119억5000만 원을 제외한 425억5000만 원을 지난달 29일까지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인 28일 지분 취득 예정일을 무기한 연장했다. 타이와 베트남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또 발행 예정인 100억 규모의 전환사채 납입일 역시 기존 4월 29일에서 6월 30일로 변경 공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는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3월 24일부터 전 노선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25일까지 김포·청주·군산∼제주 노선의 모든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국내선에 대해서는 내달부터 운항 재개를 검토할 계획이었으나 자금난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 비운항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제주항공 역시 올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292억 원과 영업손실 657억 원, 당기순손실 1014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1.7%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부담이 늘어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17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그것만으론 자금이 모자른 상황"이라면서 "현금 확보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인수합병 시기는 점점 미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여파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초 제주항공이 기대했던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제주항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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