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제공 |
업계 "한진·쌍용차, 알짜배기 사업부문 매각 가능성도 충분"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한 완성차·항공업계가 비(非)핵심 자산 매각에 나선다.
'진짜 필요한' 사업부문 및 생산 시설 등을 제외한 운휴자산 정리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쌍용차)는 경기도 평택공장과 경남 창원공장 등 완성차 생산 시설을 제외한 모든 자산에 대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 대상으로는 서울 구로구에 있는 1만8089㎡ 규모의 쌍용차 구로정비사업소 부지를 비롯해 인재개발원, 천안·영동 물류센터 등이 거론된다. 사실상 자동차 생산을 위한 공장시설을 제외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 셈이다.
쌍용차 측은 자산 매각설과 관련해 "단순히 차를 만들기만 한다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리 및 AS 네트워크 관련 시설도 회사 존속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운휴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 대상을 선정하는 데 있어 우선순위를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서비스센터 부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산이 매각 대상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장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 원 대출금을 비롯해 쌍용차가 올해까지 갚아야 하는 차입금 규모만 하더라도 254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2017년 1분기부터 무려 13분기째 이어진 적자로 쌓인 5000억 원 규모의 손실액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비핵심 자산 매각 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평가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노사가 위기극복을 위해 특별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천문학적 규모로 쌓인 채무를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감사업체인 삼정KPMG가 쌍용차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을 거절한 것 역시 이런 대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며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역시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가능한 모든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급한 불 끄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유휴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 DB |
항공업계에서도 유동성 해소를 위한 자산 매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 역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의사를 밝힌 바 있다.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선증자를 추진, 30%대의 현재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를 위해 필요한 3000억 원 규모의 재원 확보다.
업계에서는 그룹차원으로 추진하는 유휴자산 매각을 재원 마련 창구로 꼽는다. 실제로 한진칼 측에서도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내식 및 항공정비(MRO) 사업부분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 측에서는 알짜배기로 꼽히는 기내식 사업 등에 대한 매각설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가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의 전제로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추가 조치 압박이 이어질 경우 해당 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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