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카드론 취급액 4조 원 넘어서[더팩트│황원영 기자] 신용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 접근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급전을 찾아 카드론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금융 취약계층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지난 3월 카드론 이용액은 4조32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417억 원 대비 25.6%(8825억 원)가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전인 2월(3조8685억 원)과 비교해도 4557억 원 증가했다.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3월 전체 대출 규모는 8조7366억 원에 달한다.
카드론은 주로 신용등급 3~6등급의 중신용자들이 이용하는데 경기가 나쁠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한도가 정해지지만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신속한 대출이 가능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은행권 신용대출과 비교해 3~4배 가량 높다는 점이다. 카드론 대출금리는 평균 15~20% 대에 형성돼 있다. 업계는 카드론 이용자들의 특성과 높은 대출금리를 고려했을 때 연체율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체율 증가는 카드사들의 건전성과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다변화의 일환으로 카드론 등 대출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신한카드의 경우 1분기 할부금융과 리스부문을 각각 15.7%, 47.2% 확대했고 KB국민카드 역시 카드론 규모가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카드론 규모가 늘어난 만큼 연체율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내놓은 대출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게 될 경우에도 연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
카드사들 역시 고위험 카드대출 증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소비자가 3개 이상 금융기관에 대출을 보유한 경우 고위험 카드대출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7개 카드사의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은 6조5000억 원으로 전체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 대출성 리볼빙)의 18.1%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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