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지난해 택배로 배달된 13억 건을 분석해 5일 발표했다. /더팩트 DB

식품은 '가정간편식' 24%·패션은 '무채색' 비중 60% 이상

[더팩트｜이진하 기자] CJ대한통운이 지난해 택배로 오간 상품 13억 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은 자사의 택배 송장 정보를 분석한 '일상생활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된 택배는 13억2000만 개였다.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29차례 CJ대한통운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이 회사가 택배 시장 점유율 47.2%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택배가 전국을 오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품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식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패션·의류 20%, 생활·건강용품 18%, 화장품·미용 제품 11% 등이었다. 식품 택배 중에서는 가정간편식(HMR)이 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과자·간식·음료(22%), 신선식품(22%), 영양제(21%) 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서 특정 음식이 소개된 후에는 해당 음식 배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쓰는 등 화제가 되자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수요가 급증했다. 기생충 개봉일인 지난해 5월 30일 이후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월평균 운송량은 이전에 비해 각각 393%, 207% 증가한 바 있다. 두 제품이 CJ대한통운의 전체 라면 운송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직전 연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인당 연평균 최대 이용 지역 10곳을 공개했다. /CJ대한통운 제공

의류 품목을 색깔별로 나눈 결과 무채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블랙 38%, 화이트 15%, 그레이 9%를 각각 차지해 무채색 비중이 62%를 넘어섰다. 2018년도 비슷하게 집계돼 의류 품목에서는 한국인들이 무채색을 많이 좋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해 뉴트로 열풍과 함께 네온(형광) 등 강렬한 색상의 유행으로 해당 제품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늘어난 비중이 큰 폭은 아니지만 2018년 대비 네온 제품이 154%, 오렌지색과 초록색 제품이 각각 107%,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택배 이용이 많았다. 경기도 화성시가 2369만 건으로 CJ대한통운 택배가 가장 많이 이용됐고, 이어 서울 강남구가 2114만 건, 경기 부천시가 1993만 건, 서울 송파구 1837만 건, 경기 남양주시 1665만 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지역 중 서울이 4곳이며 경기도가 5곳이었다.

지난해 유통업계 화두였던 '노(NO) 재팬' 운동 영향도 택배 조사에 반영됐다. 시민들이 일본 제품 구매를 꺼리면서 일본의 스포츠 및 화장품 브랜드의 월평균 운송량이 전년 대비 각각 60% 급감했다. 이밖에 일본산 생활용품 운송량도 같은 기간 28% 줄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리포트를 시작으로 매년 택배 빅데이터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간한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선호도, 관심사가 투영된 택배 빅데이터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jh31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