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1분기 '선방' 4대 금융지주…전망은 '암울'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0.05.03 06:00 / 수정: 2020.05.03 06:00
올해 1분기 금융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국내 4대 금융지주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더팩트 DB올해 1분기 금융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국내 4대 금융지주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익 2.8조 원…전년 동기比 1.4% 소폭 감소[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기조로 인한 금융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경고음'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이들의 1분기 총순이익은 2조8371억 원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2조8788억 원)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 소폭 감소에 그쳤다.

먼저 신한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 932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2위는 KB금융 7295억 원을, 하나금융이 657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5182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실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지분 인수 효과를 누리면서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이자이익은 2조3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9080억 원) 대비 5%(960억 원) 늘었다. 수수료 수익도 5310억 원으로 증권수탁수수료와 리스 업무수입수수료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4800억 원 대비 10.8%(51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73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8220억 원 대비 10.6%(880억 원) 감소했다. 주가 하락 등으로 유가증권, 외환파생이익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KB금융은 은행 희망퇴직 비용 등 계절적 비용이 대폭 줄고 그룹 핵심이익인 이자·수수료이익이 늘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타영업손실이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했다. 실제로 KB금융은 유가증권 및 외환, 파생 관련 손실만 2000억 원 넘게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6570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1분기 순이익 5546억 원을 시현했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카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선제적인 자금조달 수요와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54% 줄어든 5057억 원에 그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505억 원) 감소한 5182억 원에 그쳤다. 우리금융은 전체 이익 중 은행 비중이 90% 이상이다. 다만 신규 편입된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자회사의 손익 기여가 본격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코로나19의 영향권을 피할 수 없는 2분기부터 금융지주 실적 감소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팩트 DB업계는 코로나19의 영향권을 피할 수 없는 2분기부터 금융지주 실적 감소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팩트 DB

◆ 코로나19 여파 2분기부터 본격화…"보수적 경영 해야"

다만 4대 금융지주의 1분기는 선방했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하가 전격 반영되는 데다 코로나19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0.75%로 결정한 바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때마다 NIM도 약 0.01%포인트씩 내려간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은행권의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의 감소 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예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각종 대출 규모는 날로 늘고 있어 전반적인 건전성 측면에서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2분기부터는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며 "현재는 시장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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