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일본차 누적 판매량은 43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감소했다. 사진은 토요타 전시장. /더팩트 DB |
1분기 일본차 판매량,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지난해 반일 감정 확산으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해가 바뀌면서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일본 맥주 수입량은 올해 들어 매달 증가하고 있고, 일부 일본 게임기와 게임팩은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분위기는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판매 부진으로 일부 일본차 전시장은 폐쇄됐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1분기 일본차 누적 판매량은 43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럽차는 1만609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2% 성장했다. 미국차는 1분기 2805대가 판매되면서 71.4% 성장률을 기록했다.
브랜드별 1분기 일본차 판매량을 보면 토요타가 1345대, 렉서스 1395대, 닛산 611대, 혼다 923대, 인피니티 103대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토요타가 52.6%, 렉서스 66.7%, 닛산 43.3%, 혼다 68.6%, 인피니티 81.2%다.
일본차 판매량은 지난해 여름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급감했다. 일본차 브랜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파격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면서 반전을 꾀하기도 했다. 혼다는 '파일럿'에 1500만 원 할인을 적용했고, 닛산은 '엑스트레일' 구매시 최대 1230만 원, '패스파인더'도 최대 1700만 원을 할인 판매했다. 인피니티도 'Q50' 구매시 최대 1000만 원을 깎아줬다.
그 결과 일본차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1977대에서 11월 2357대, 12월 3670대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 1320대, 2월 1651대, 3월 1406대로 다시 내림세다.
일본차 브랜드는 지난해 말 대대적인 할인 정책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내림세다. 사진은 인피티니 SUV 'QX50'. /더팩트 DB |
일본차 업계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 수익성이 악화하더라도 할인율을 높이고 금융프로그램 강화, 사회공헌 활동 등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일본차 브랜드의 이러한 노력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내방객이 줄어드는 등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닛산의 경우 기존 11개 전시장 가운데 지난달 2곳을 폐쇄했고 이달에도 2곳의 문을 추가로 닫는다.
한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일본차 업체들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면서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본차의 부진으로 독일차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는데, 고객 인식 변화를 이끌어줄 신차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토요타는 1분기 동안 'GR 수프라'를 시작으로 '캠리 XSE', '프리우스 4륜구동',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 등을 출시했다. 혼다는 연식변경모델인 '어코드 터보 스포츠', '어코드 터보', '오딧세이' 등을 내놨다. 렉서스도 'RX'와 'RX 450hL'을 선보였다. 일본차 브랜드들이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