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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 이후 국내 5대 손해보험사의 운전자보험 판매량이 일제히 급증했다. /더팩트DB |
손해보험사, 벌금 보장 특약으로 고객몰이
[더팩트│황원영 기자] 스쿨존 내 교통사고에 대한 운전자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보험사들이 호재를 누리고 있다. 보장 범위를 확대한 운전자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운전자보험 보장 한도를 확대하는 등 고객들이 늘어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삼성화재·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운전자보험을 총 54만6000건가량 판매했다. 해당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총 판매 건수( 31만2000건) 대비 75% 급증한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난달 25일 이후 자동차사고벌금 보장 한도가 높고, 스쿨존사고에 따른 특약이 담긴 운전자보험을 속속 출시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일 운전자보험 신상품인 'KB운전자보험과 안전하게 사는 이야기'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자동차사고벌금 보장을 최대 3000만 원까지 확대했고 자동차사고로 상해를 입은 경우 보장보험료를 환급해주는 '페이백(Pay-Back)'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다. 이에 출시 이후 12영업일 만에 10만건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판매를 달성했다.
DB손해보험이 판매하고 있는 '참좋은 운전자보험'도 신담보 출시 이후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총 16만건을 판매했다. 판매 실적은 36억 원에 달한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민식이법 시행 등으로 형사합의 대상이 확대·강화되는 추세에 발맞춰 6주 미만 경상사고 형사합의에 대한 보장을 운전자보험에 탑재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운전자 형사합의금의 보장공백 우려를 해소해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행정적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의 니즈를 적시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민식이법 시행에 맞춰 '무배당 차도리 ECO 운전자상해보험 2004'을 개정했다. 개정된 운전자보험은 스쿨존 사고 대인벌금 보장금액 상향, 상해관련 보장강화 등이 특징이다. 기존 2000만 원 가입자에 대해 스쿨존 사고로 벌금액이 2000만 원 초과 시 초과분에 대해 최대 300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업셀링용 특약을 추가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의무 보험이 아니다. 교통사고 발생 시 민사·형사·행정적 책임이 발생하는데 자동차보험은 대인·대물배상 등 민사상 책임을 보장한다. 운전자보험은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 등 형사적 책임을 주로 다룬다.
민식이법 시행 이후 가벼운 사고에도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운전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민식이법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에 따르면 운전자의 부주의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사망하면 무기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상해를 입을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사고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지면서 불안감에 빠진 운전자들의 보험 가입률이 높아진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상품 전략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