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앞에 국적 없다" '구광모 체제' 첫 외국인 'LG 의인상' 수상
  • 서재근 기자
  • 입력: 2020.04.22 13:33 / 수정: 2020.04.22 13:57
LG복지재단은 지난달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23일 밝혔다. 알리 씨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외국인 LG 의인상 수상자다. /LG그룹 제공
LG복지재단은 지난달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23일 밝혔다. 알리 씨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외국인 'LG 의인상' 수상자다. /LG그룹 제공

LG그룹, 인명 구조 위해 불길 뛰어든 외국인 알리 씨에게 'LG 의인상'[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첫 외국인 'LG 의인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LG복지재단은 22일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28)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알리 씨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수상자이자 지난 2017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 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다.

LG복지재단 측에 따르면 알리 씨는 지난달 23일 자정 무렵 집으로 가던 중 자신이 사는 3층 원룸 건물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불이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이후 그는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서툰 한국말로 "불이다,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불이 난 2층 방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지만, 인기척만 있을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1층에 거주하는 건물 관리인과 열쇠로 문을 열려고 시도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이에 알리 씨는 사람을 빨리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건물 밖으로 나가 외벽에 설치된 가스 배관과 TV 유선줄을 잡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문으로 올라갔다.

이어 망설임 없이 창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는 방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알리 씨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수상자이자 지난 2017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 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로 자신이 사는 원룸 건물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건물에 사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LG그룹 제공
알리 씨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수상자이자 지난 2017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 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로 자신이 사는 원룸 건물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건물에 사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LG그룹 제공

알리 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목과 등, 손 등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이날 화재로 주민 한 명이 안타깝게 숨을 거뒀지만, 알리 씨의 기민한 대처와 용기 있는 행동으로 건물 안에 있던 10여 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수상 배경과 관련해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알리 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LG 의인상은 지난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다.

특히, 선친의 뜻을 이어받은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확대했다. 알리 씨를 포함해 LG 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21명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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