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 약사법 위반에 근거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에 대해 잠정적으로 제조와 판매, 사용 중지 조치하고 품목허가를 취소하는 행정처분 절차에 돌입했다. /메디톡스 홈페이지

매출 하락 전망 속 주력 제품 품목허가 취소 가능성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메디톡스가 코로나19 여파에 이어 메디톡신 제조·판매 정지 명령을 받으면서 실적 악화가 전망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제품 신뢰도의 치명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으로 만들었다"면서 약사법 위반에 근거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50·100·150유닛)에 대해 잠정적으로 제조와 판매, 사용 중지 조치하고 품목허가를 취소하는 행정처분 절차에 돌입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공익신고로 제보된 메디톡신의 시험성적서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해당 품목 및 위반 사항을 확인했고 메디톡스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불구속기소 됐다.

식약처는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의 시험성적서 조작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영업정지 3개월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대전지방법원에 집행정지 신청 및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력 제품의 품목 허가 취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식약처의 이번 초치에 따라 메디톡신의 신뢰도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됐다. 메디톡스의 국내 보톨리눔 톡신 시장 내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톡신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제품이 증가하는 점과 톡신·필러의 제품 번들링 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매출에서 메디톡신의 비중은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되면 메디톡스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게 된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식약처의 처분에 반발했다. /메디톡스 홈페이지

해외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지 인허가를 보유한 국가로의 수출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겠지만,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라면서 "메디톡신의 중국 품목허가도 이번 일로 차질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매출은 1801억 원으로 전년보다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0억 원으로 76.7% 하락했다. 수익성이 대폭 쪼그라든 이유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진행 중인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 도용에 대한 국내외 민·형사 및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소송 때문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4분기 약 163억 원의 ITC 소송비용이 발생했으며 올해 1분기도 100억 원가량의 소송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창궐한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실적도 암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2.5% 감소한 387억 원, 영업이익은 49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톡신 수출은 전년대비 24% 감소했으며, 특히 중국의 경우 전년대비 47% 감소하면서 톡신 수출 감소의 주원인이 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톡신이나 필러와 같은 코스메슈티컬의 경우 의약품과 같은 필수소비재가 아니기 때문에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디톡신 관계자는 "향후 메디톡신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차세대 보툴리눔독소 제품인 이노톡스와 코어톡스의 본격적인 영업을 통해 매출 감소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