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오너 3세인 구동휘(사진) LS밸류매니지먼트 전무가 올해 들어 연이은 장내 매수를 통한 지분 늘리기로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LS그룹 제공 |
LS 지분 2.21%에서 2.60%로 늘려…3세 중 '톱', 오너가 전체 3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LS그룹 오너3세인 구동휘 LS밸류매니지먼트 전무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올해 들어 그룹 지주사인 LS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2%대 지분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부친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지분율도 추월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는 구동휘 전무의 지분 증가세에 따라 LS그룹의 향후 3세 후계구도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LS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LS가 장손 구본웅 대표를 제외하고 올해 초 나란히 승진한 오너 3세 4명 중 선두주자에 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LS그룹에 따르면 구동휘 전무는 이달 들어 4번의 장내 매수를 진행했다. 3일 500주, 9일 3000주, 10일 3000주, 13일 7000주의 LS 지분을 매수하며 보유한 LS 총 주식을 총 83만8000주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1월부터 진행된 장내 매수를 더하면 총 20회 가량의 지분 매입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2.21%에 불과하던 구 전무의 LS 지분율도 이날 기준 2.60%로 치솟았다.
이는 LS그룹 3세 5인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구동휘 전무 다음으로 LS 지분이 많은 오너 3세는 1.42%의 지주사 지분을 보유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으로 격차도 크다. 구본혁 부사장은 올해 예스코홀딩스 CEO로 승진 발령을 받고 오너 3세 중 첫 CEO 타이틀을 확보해 관심을 모았으나, 부임 10일 만에 자진 사퇴하고 부사장을 맡으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아들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0.64%)과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아들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0.13%)가 오너 3세 지분율 순위 뒤를 잇고 있다.
또한 구동휘 전무의 LS 지분율은 오너 일가 모두로 범위를 확대해도 3번째에 달하는 수치다. 구동휘 전무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는 2세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4.03%), 구자홍 LS 니꼬동제련 회장(2.62%) 둘 뿐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구동휘 전무는 부친인 구자열 LS그룹 회장(2.5%), 숙부인 구자용 E1 회장(2.4%)보다도 높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동휘 전무가 LS그룹의 차기 총수로 유력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다음인 차차기 후계 구도에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동휘 전무가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계열사가 아닌 지주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LS그룹 입사 후 7년 만인 지난해에 전무에 오르는 '고속 승진' 등 행보를 보여왔던 인물로 지주사 지분율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구동휘 전무는 1982년생으로 L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S산전에 2013년 차장으로 입사해 부친의 셋째 동생인 구자균 LS산전 회장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LS산전에서 이사, 상무로 승진했으며 특히 2017년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녀인 상민 씨와 결혼하며 두산가와 사돈 관계를 형성하는 등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후 구동휘 전무는 올해 LS밸류매니지먼트 전무로 승진과 함께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으로 지주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구동휘 전무가 몸담고 있는 LS밸류매니지먼트는 LS그룹의 전반적인 사업들의 상황을 진단해 신사업과 기존 사업의 연결 관계와 미래 가치 등을 분석하는 부서로 지주사의 핵심 부서로 불리고 있다.
구동휘 LS밸류매니지먼트 전무(당시 LS산전 이사)가 2017년 10월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아내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녀 상민 씨와 장인 박정원 회장과 함께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반면 LS그룹은 오너의 개인적인 지분 매입의 이유에 대한 답변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LS그룹 관계자는 "(구동휘 전무가)장내 매수를 통해 주식 소유 상황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오너의 지분 매입은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동휘 전무 등을 포함한 오너 3세의 지분율에 따른 향후 승계 구도 변화에 대한 질문도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LS그룹은 故(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故 구평회 E1 명예회장, 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태·평·회' 형제의 자식들이 돌아가면서 그룹과 각 계열사의 회장을 맡는 형태로 형제 경영을 이끌어 가고 있다. 오너 2세들은 故 구태회 명예회장의 삼남인 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전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오너 3세들은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LS그룹 내 계열사에서 올해 승진하며 차차기 후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