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의 새 요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요기요와의 합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새롬 기자 |
업계 "독과점 논란에 기름 부은 격"…'개선책 약속'에 희망적 의견도
[더팩트|이민주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새 요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요기요와 합병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배민을 둘러싼 수수료 '꼼수인상' 논란이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양사의 합병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도 '불허' 결정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공정위는 전날(7일) 배민과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에 대한 고강도 기업결합 심사를 예고했다.
공정위는 필수 심사 항목 외 △새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소비자에 부담이 전가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배민과 요기요가 수집한 주문자 인적사항과 선호메뉴 등 정보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를 통해 따져볼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업계는 독과점 논란에 내부갈등까지 '산 넘어 산'인 배민이 공정위 조사라는 더 큰 산에 부딪힌 형국이라고 보고, 이번 논란이 계기가 돼 '불허'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양사 합병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으며, 배달기사(라이더)와 자영업자(파트너)들이 양사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양사의 합병 소식이 알려지자 배달앱 시장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98.7%에 달한다. /아이지에이웍스 제공 |
아이지에이웍스의 '딜리버리히어로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양사의 시장 장악률은 98.7% 수준이며, 글로벌빅테이더연구소에 조사에서도 양사가 운영 중인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3개 배달앱 정보량이 96.7%라는 결과가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시장 독과점 우려만도 큰 걸림돌이었다. 여기에 정치인들까지 나서 배민을 저격하고 나섰고 소상공인들과 소비자들까지 불매운동을 언급하며 반발하고 있다"며 "한 번 타올랐다 잠잠해진 독과점 논란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상황이 정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양사의 합병이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지를 심사하는 곳이다. 합병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는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 소비자들,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승인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겠냐"며 "과거에도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대형 M&A를 불허한 사례가 있다. 공정위가 여론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공정위는 꼼수인상 논란이 불거지자 당장에 고강도 조사를 예고하며 태도를 바꿨다. 그전까지는 공정위는 '수수료 개편 자체만을 놓고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반대 여론이 거센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지는 한 쉽게 승인 결정을 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배민이 개선책 마련을 약속한 만큼 이에 따라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사진은 올해 초 국회에서 열린 '배민-DH 기업결합 공정 심사 촉구 기자회견' 모습. /이민주 기자 |
반면 일각에서는 배민이 개선책 마련을 약속한 만큼 심사에 임하는 공정위의 태도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민은 지난 6일 김범준 대표 입장문을 통해 오픈서비스 도입에 대해 사과하며 개선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즉각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부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3~4월 동안의 오픈서비스 비용 절반을 돌려주겠다고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 측은 오픈서비스 수수료(5.8%)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주문 건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배민은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적시에 입장을 발표하는 등으로 위기상황을 잘 모면해왔다"며 "과거 양사 합병이 발표된 직후 독과점, 수수료 인상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잇단 입장 발표와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여론을 잠재웠다. 여론이 사그라들고 시간이 지나면 공정위 태도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민은 새 요금체계 '오픈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수수료를 '꼼수인상'했다는 논란에 휩쌓였다. 배민은 지난 1일 오픈리스트를 폐지하고 주문 건 당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 깃발꽂기로 논란이 된 울트라콜은 3개로 개수 제한을 두고 요금은 향후 3년간 동결하겠다고 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