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 관리비를 두고 시공사인 대방건설과 입주예정자협의회 간 마찰이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대방건설 협력 관리업체 대덕하우징씨스템 경비요원(왼쪽)과 입주예정자협의회 현수막 모습. /윤정원 기자 |
대방건설 "관리비 부정 절대 없어" vs 입주민 "대방건설 협력업체에 관리 못 맡겨"
[더팩트|일산=윤정원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소재 '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 관리비를 둘러싸고 시공사인 대방건설과 입주예정자협의회 간 입씨름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오전 8시경 <더팩트> 취재진이 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를 찾았을 때 단지 건너편 대로와 벌판에는 입주예정자협의회 소유로 예상되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었다. 단지 경비실에는 대방건설 협력 관리업체인 대덕하우징씨스템 직원들이 대기 중이었다. 이어 9시를 조금 앞둔 시점 입주예정자협의회 봉고차량이 테이블과 추가 현수막 및 팻말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현수막과 팻말에는 '관리비 폭탄을 막기 위해 입주민 동의서를 얻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앞서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 지하 2층 입주예정자들이 키를 수령하는 곳에서 동의서를 받았다. 그러나 대방건설 측에서 입주사전점검 방해를 이유로 퇴거를 요청했고, 입주예정자협의회는 트럭을 빌려 단지 입구 앞에서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대방건설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결국 단지와 20~30m 떨어진 대로 건너편에서 동의서를 얻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과정에서 입주예정자협회는 관리업체 대덕하우징씨스템 용역직원 및 인력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큰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찰까지 출동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다. 당시 대덕하우징씨스템에서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의 경우 욕설을 일삼으며, 입주예정자협의회원들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예정자는 "당시 깡패로 보이는 용역업체 직원이 입주예정자협의회 사람들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덕하우징씨스템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용역직원이 와있었던 것은 맞고, 다툼이 일어났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입주예정자협의회원들이 동의서를 얻는 과정에서 입주민 차량에 뛰어드는 등 안전문제가 불거진 데 따라 안전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은 "(단지관리단 구성 동의서를 얻는 과정은) 입주민들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에 놓이도록 하자는 취지다. (대방건설과) 협의를 진행 중인 과정이므로 혹여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부분에 관해서는 응답할 의향이 없다"며 더 이상의 취재요청을 거부했다. 다른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대방건설이 시공한 다른 단지들로 비추어보건대 관리비 폭탄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라 (입주예정자를 상대로) 단지관리단 동의서를 얻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대방건설이 공급한 주거시설인 '디엠시티'와 '노블랜드' 일부 단지에서는 관리비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 '마곡 센트럴 대방 디엠시티'와 '송산신도시 대방노블랜드', '배곧신도시 대방노블랜드' 등의 단지 입주민들은 주변 단지에 비해 관리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대방건설 측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 입주예정자협의회 측은 대방건설 협력 관리업체인 대덕하우징씨스템이 단지 관리를 이어갈 경우 비슷한 관리비 부정 사례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상태다.
대덕하우징씨스템 등기사항전부증명서(현재 유효사항)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
대덕하우징씨스템에 대방건설 구찬우 대표이사와 친척관계인 구상교 사내이사가 포함된 것도 의심의 눈초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 가족 간 일감 몰아주기 등을 비롯한 비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것이다. 실제 <더팩트> 취재진이 확인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현재 유효사항)에 따르면 대덕하우징씨스템에는 박영수 대표이사를 포함해 구상교 사내이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덕하우징씨스템 관계자는 "(구상교 사내이사가 대방건설 구찬우 대표이사의) 친척인 것은 맞다. 하지만 친척관계에서 불거지는 부정은 일절 없으며, 오히려 대방건설 단지를 더욱 좋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대덕하우징은 대방건설의 수많은 협력사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와 다른 관리체계를 갖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구분소유자(수분양자)의 80% 이상 동의서가 있어야만 단지관리단이 구성된다. 이로 인해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사전점검 기간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3교대를 이어가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지 앞을 지키고 있다. 소유주가 아닌 세입자의 경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에 실소유주가 단지에 오는 시기에 맞춰 농성을 이어가는 중인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소재 '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 전경 /윤정원 기자 |
하지만 이같은 반발과 관련, 대덕하우징씨스템 측은 입주예정자협의회의 관리비 우려가 지레짐작이라는 입장이다. 대덕하우징씨스템 관계자는 "현재 준공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입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받아보지도 않은 관리비 고지서를 미리 걱정하는 꼴"이라며 "입주예정자들은 잔금도 치르지 않고 계약만 해놓은 상황인데 사전 입주점검에 방해를 주고 있어 서로 간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덕하우징씨스템 관계자는 "하자보수 기간 3년 간은 대방건설에서 관리단을 지명할 권리가 있다. 후일 아니다 싶으면 다른 곳과 계약을 하든, 아니면 관리비 고지서를 한 번이라도 받아든 후에 이의를 제기해야 순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입주예정자협의회에서 단지에 무단으로 침입해 각 세대에 유인물을 붙이는 등 불법이 우려시되는 행동도 일삼고 있다"고 부연했다. 입주민일지라도 별도 확인 없이 오피스텔 출입은 불가한 상태지만, 실제 3개동 49층부터 1층까지 다수의 세대 문 앞에는 입주예정자협의회 측이 만든 배포물이 붙여져 있었다는 게 대덕하우징씨스템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덕하우징씨스템 경비요원은 입주예정자협의회에서 각 세대 현관에 부착한 유인물 100여 장을 지난 5일 떼어냈다고 설명했다. /윤정원 기자 |
그러면서 관계자는 '오피스텔 관리비 폭탄', '우리 입주민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단지관리단 구성에 꼭 동의해주세요'라는 등의 글이 적힌 두 종류의 유인물 100여장을 꺼내보였다. 그는 "그저께 3개 동에서 떼어낸 유인물만 해도 이정도"라며 "경비주체인 대덕하우징씨스템이 고발을 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당사 회장이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는 입장이어서 유인물을 떼는 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유인물 내 명시된 사례를 살펴보며 "'시행사 관리업체'라는 대목은 명백한 허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일산디엠시티스카이뷰 사전점검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사전점검 기간은 물론 입주민 80% 이상의 동의를 얻을 때까지는 계속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garde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