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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반토막 난 변액보험, '존버'가 답일까
입력: 2020.04.06 05:00 / 수정: 2020.04.07 21:36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장을 이어가면서 변액보험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91조5224억 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장을 이어가면서 변액보험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91조5224억 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변액보험 자산 10조 원 이상 증발

[더팩트│황원영 기자] 직장인 정 모(41) 씨는 최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변액보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5년간 매달 50만 원씩 변액보험에 납입했던 정 씨는 그간 쏟아부은 돈이 아까워 잠을 못 잘 지경이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변액보험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정 씨는 "이미 원금 회수는 포기했다"며 "금세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서 그냥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속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장을 이어가면서 변액보험 자산도 10조 원 이상 증발했다. 변액보험 손해율이 치솟자 해지 문의도 급증했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91조522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23일 변액보험 순자산이 104조7405억 원이던 것이 한 달 새 13조2181억 원(12.6%) 쪼그라들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사업비·위험보험료 제외)를 채권·주식 등에 투자한 후 실적에 따라 성과를 나눠 주는 실적배당형 보장상품이다. 주식을 주로 담으면 주식형, 채권을 주로 담으면 채권형, 두 가지를 적절히 섞을 경우 혼합형으로 분류한다. 변액보험에 가입할 경우 운용 실적에 따라 투자 수익 받을 수 있다. 투자 실적이 좋을 경우 사망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늘어나지만, 손실이 나면 계약자가 받는 보험금이 줄어든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변액보험 순자산도 쪼그라들었다.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액의 40%가 주식형·혼합형에 들어가 있는 만큼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손해율이 높아지자 변액보험을 해약하고자 보험사에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손해율이 더욱 커지기 전에 손을 떼겠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변액보험을 해지하는 것을 두고 고민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일부 가입자들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변액보험을 해지하고 그 돈으로 차라리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변액보험의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려는 가입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주식 비중을 낮추고 펀드 비중을 높여 손해율을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에는 변액보험 해지를 고민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에는 변액보험 해지를 고민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문의 전화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며 "은행 이자나 물가 상승률도 못 따라간다며 항의하는 가입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결심한 가입자들도 주변에서 변액보험을 해지했다는 얘기를 듣고 덩달아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상품이다. 단기 상품으로 설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찍 해약하면 가입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변액보험에 가입한 이유로 목돈 마련(27.1%), 노후자금 마련(25.0%), 자산 증식(9.4%), 유산 상속(5.2%)을 꼽았다. 가입자들 역시 노후자금, 유산 상속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변액보험에 가입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납입했다면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변액보험은 가입 초반에 보험사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는 사업비가 최고 12%에 이르기 때문에 일찍 해약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변액보험을 만기 때까지 유지할 경우 일정 금액을 보장받는 경우도 많다. 변액종신보험·변액연금보험 등은 최저보증기능이 있어 펀드 수익률이 하락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보험금을 보장해준다. 중도에 해지할 때는 최저보증을 적용받지 못한다. 일부 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할 때 비과세 혜택도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유지하되, 투자 상품인 만큼 납입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이율은 얼마인지 등 수익률 공시를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회복하기를 기다리는 게 좋다"며 "시기에 따라 보험금이 원금보다 많아질 수 있고,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해서 만기 때 수익률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때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상품에 들어간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1년에 최대 12회까지 변경 가능하고 4회까지는 수수료도 면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경우 손실이 그대로 반영돼 차후 주식 시장이 올랐을 때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포트폴리오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자산별, 국가별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필요는 있다는 제언이다. 그는 "우량주나 우량 채권 등을 적절히 넣어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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