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을 취소한 뒤 재증여했다. 사진은 지난해 더 CJ컵 앳 나인브릿지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현 회장. /임세준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자녀 CJ 지분 재증여 결정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을 취소한 뒤 재증여하는 등 증여 시점을 변경했다.

CJ그룹은 2일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12월 9일 이경후·선호 씨에게 준 신형우선주 184만여 주의 증여를 지난달 30일 취소한 뒤 이달 1일 재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재증여는 최초 증여와 마찬가지로 두 자녀에게 똑같이 92만 주씩 증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증여 시점만 변경한 셈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이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 가액은 최초 증여 시점인 지난해 12월 9일 기준 주당 6만5400원으로, 한 사람당 602억 원씩 총 1204억 원 규모였다. 이 경우 증여세는 700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증여한 주식 가액은 이달 1일 종가 기준 767억 원 규모로 줄어 최초 증여에 비해 36% 감소했다. 내야 할 증여세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이 있었다"며 "지금 주가 수준으로 증여하는 주식의 전체 가격과 세금이 비슷해 사실상 증여의 의미가 사라져 시점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은 증여가 발생한 월의 마지막 날로부터 3개월 내로, 이 기간에는 증여 취소가 가능하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