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상승궤도를 그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고덕동 소재 '고덕 그라시움' /더팩트 DB |
지난해 8월 3.3㎡당 1711만 원 최저점 찍고 급등
[더팩트|윤정원 기자] 대규모 입주물량으로 전세가격 하락이 점쳐졌던 서울 강동구의 전셋값이 상승가도를 걷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강남권을 필두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강동구에도 불이 옮겨붙은 셈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앞서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집주인들은 급매물을 내놓는 등 매매가격 낮추기에 일조하고 있다. 매수 수요가 부진하자 집주인들은 기존 전세물량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며 전세가격을 높이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또한 0.75%까지 낮추자 전세수요는 더욱 느는 추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다고 밝히자 전세로 거주하면서 '로또분양'을 노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부터 새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입주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됐던 서울 강동구 역시 전세매물이 귀해지면서 가격 상승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강동구의 입주물량만 약 1만2000가구. 강동구에는 지난해 말 고덕그라시움 4932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1859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 1745가구 등이 입주했다. 지난 2월에는 고덕아르테온 4066가구도 집들이에 나섰다. 내년 2월에는 1824가구 규모 고덕자이까지 입주한다.
일전 대규모 입주물량으로 인해 강동구의 전셋값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전세가격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8월 기점으로 강동구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현황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1753만4000원이었으나 8월에는 1711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8월을 기점으로 전셋값이 상승 전환, 올해 3월 기준 강동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1750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실제 강동구에 위치한 아파트들의 전셋값은 올해에만 평균 8000만 원가량 뛰어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 소재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면적 84.91㎡는 올해 1월 5억4000만원(8층)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3월에는 6억5000만 원(8층)에 거래됐다. 2개월 만에 1억1000만 원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 그라시움' 전용면적 59.78㎡의 경우에도 올해 1월 4억2000만원(10층)에 거래됐지만, 3월에는 6000만원 오른 4억8000만원(10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83㎡도 5억5600만원(31층)에서 6억2500만원(33층)으로 6900만원 상승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대내외적인 악재 때문에 매매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매매를 관망하는 이들이 전세로 눈을 돌리면서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입주 물량이 많았던 강동구의 경우에도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셋값 상승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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