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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 지연 고민' 조선 CEO, '각양각색' 일감 확보 전략 '눈길'
입력: 2020.04.02 00:00 / 수정: 2020.04.02 00:00
국내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주요 발주사들의 발주 지연에 따라 선박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주요 발주사들의 발주 지연에 따라 선박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팩트 DB

각사 주총서 올해 사업 전략 밝히며 희망 다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산업계 곳곳에서 피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 흐름에 주요 역할을 하는 일부 발주사들이 관망세에 돌입하며 선박 발주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기록했던 국내 조선사들은 당초 전망된 수주들이 지연됨에 따라 각 자의 대책을 내놔야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이에 최근 조선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각 사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달 각자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수주 위축을 타개하기 위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달 25일 대구 호텔아젤리아에서 열린 현대중공업지주 주총에서 "올해도 경영상황은 쉽지 않겠지만, 각 회사가 시장 환경 변화에 한 발 빠른 대처로 경쟁력을 확보해 간다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며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오갑 회장이 밝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이날 주총을 통해 의결한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신규 설립하는 것도 있으나, 주력 사업인 조선부문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해 지난해 수주량 1위를 지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총을 통해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을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연내 그룹 최대 과제에 힘을 싫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삼현 사장은 24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열린 한국조선해양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지난해 1건의 수주도 하지 못했던 해양플랜트 수주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4일 사우디 담맘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아람코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양해각서를 맺고 아람코가 소유한 해상 유전과 가스전 관련 등 각종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체결식에는 그간 사우디와 협력을 주도해 왔던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참석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조선사 CEO들은 이번 각사 정기 주총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 일감 확보를 위한 경쟁력을 갖추자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각 사 제공
국내 조선사 CEO들은 이번 각사 정기 주총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 일감 확보를 위한 경쟁력을 갖추자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각 사 제공

'극한의 생존 경쟁력 확보'를 주문한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발언도 주목되고 있다. 기업결합 여부에 따라 경영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탄탄한 재무구조를 통한 독립적 경영체제를 구축해 수주선종을 확대하거나 조업도를 끌어올려 최소 2년치 이상 수주잔량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자는 주문이다.

이성근 사장은 25일 경남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열린 주총에서 "국제 유가 급락 및 해상 물동량 감소로 신조 발주가 위축되며 대우조선은 수주절벽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하반기에는 기업결합에 대한 각국 심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대내외적으로 급격한 환경변화가 예상된다.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건실한 재무구조 확립을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당기순손실 465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전환되며 수익성 측면에서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성근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더욱 눈길을 끈다. 특정 선종 수주만으로는 현재의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선종을 수주해 영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장 최근 수주인 지난달 31일 국내 해운선사 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선종은 LNG선이 아닌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다. VLCC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3년 간 총 41척을 수주하며 이 기간 비중있게 수주를 따낸 선종 중 하나다. 올해만 봐도 셔틀탱커 2척, VLCC 1척 등으로만 약 4800억 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또한 VLCC는 유가가 낮을 때 더욱 발주량이 증가하는 선박으로 불리며 코로나19로 인해 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선종 수주와 원가절감 등을 통해 올한해 실적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 또한 일감 확보에 초점을 둔 경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 중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발주에 가장 큰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발주사들의 발주만 시작된다면 사업 전망이 밝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지난해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조 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히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에 인도한 에지나 FPSO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지난해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조 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히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에 인도한 에지나 FPSO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20일 경기 성남시 파교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총에서 "지난해 6166억 원 영업적자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시행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규 수주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 드릴십 재고자산을 처리하고,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주 지연 사태가 풀린다면 향후 카타르나 모잠비크 등 전망이 밝은 대형 LNG프로젝트 발주를 통해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주 당 1조 원 가량이 넘어가는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남준우 사장은 "부유식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가 아프리카와 호주를 중심으로 그간 개발이 지연됐던 일부 프로텍트들의 발주가 재개될 것이다"고 말했다. FPSO는 해양플랜트 중 하나로 지난해 4월 삼성중공업이 아시아선사로부터 1조1000억 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던 선종과 동일한 선박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 84억 달러 중 30% 가량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따내려고 계획할 만큼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있기 때문에 올해 진행될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 중 가장 최근에 FPSO를 수주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향후 입찰 과정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CEO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주 절벽 위기 속 일감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고객군 다변화, 선종의 다양화, 기술 경쟁력 강화 등 요인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을 돌파할 것을 주주들과 투자자 앞에서 다짐했다"며 "각 사마다 올해 추구하는 전략과 집중해야 하는 선종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올해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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