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했던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업무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
국내 기업들, 재택근무서 유연근무 체제로 전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했던 국내 대기업들이 업무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근무 형태를 찾으며 업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계속된다. 유치원·어린이집 개원 연기 및 초·중·고 온라인 개학 결정에 따라 자녀돌봄이 필요한 직원에 대한 부분적 재택근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전사적 재택근무에서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한다. 스마트워크는 직원들이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각자가 근무 시간을 설계할 수 있는 업무 방식이다. 대중교통 밀접 접촉을 피하면서 주요 업무는 빠르게 처리하는 등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고려, 유연한 시간제 근무를 원칙으로 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SK 주요 계열사들도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할 전망이다. 먼저 SK텔레콤이 오는 6일부터 조직·지역별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상시 디지털워크'를 도입한다. 직원들의 상황에 따라 조직별로 맞춤형 업무 방식을 설정하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은 사무실과 재택 각각 50%씩 출근하는 분산근무제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3일부터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유연근무제를 확대했다. 출근 시간 범위를 오전 8시~10시에서 오전 10시~오후 1시까지 넓히고 하루 5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만 근무하면 되도록 했다. 또 필수 근무 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을 잠정 중단해 직원들이 출근 시간을 분산,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주요 건설사들도 하나둘 정상 근무 체제로 복귀하는 모습이다. 대림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30일부터 대부분 직원이 출근 중이고, SK건설과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은 4월 내 정상 출근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했던 2교대 재택근무를 마치고 오는 9일부터 정상 근무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유치원·어린이집 개원 연기 및 초·중·고 온라인 개학 결정으로 인해 보육·육아 상황에 따른 재택근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썰렁한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인근 모습. /이동률 기자 |
이처럼 기업들이 업무 정상화 수순에 돌입하는 건 재택근무가 한 달 이상 지속된 데 따른 사업 차질을 우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현재 대부분 기업이 코로나19 경제 위기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일부 업종에 대해선 무급휴직 등이 거론되며 위기감이 더욱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장기 재택근무로 인한 직원들의 피로감 등도 전사적 재택근무에서 유연근무제로 돌아서게 된 주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 외에도 직원들의 자리를 재배치하거나, 비대면 회의·보고·식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감염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불필요한 모임과 회식 등도 여전히 금지된다. 한 기업 관계자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따라야 할 매뉴얼이 있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 방역 활동의 경우에도 더 잘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에 대한 재택근무도 지속된다. 임신부와 건강이 좋지 않은 직원, 해외에서 귀국한 직원 등이 대상이다. 특히 유치원·어린이집 개원 연기 및 초·중·고 온라인 개학 결정으로 인해 자녀돌봄이 필요한 직원들도 보육·육아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를 이어나가도록 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유치원·어린이집 개원을 무기한 연기하고, 초·중·고교 신학기 개학을 온라인을 통해 오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하게 미뤄졌던 국내 기업들의 상반기 공채가 하나둘 재개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도 최근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차량 기본성능 등 연구개발본부 내 다양한 분야의 신입·경력사원 상시 채용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 두산그룹 등도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1일 상반기 신입 채용 일반전형의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기업들은 채용 박람회 등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워지자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회사 자체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채용 전형과 직무 등을 소개하고 있다. 면접은 화상면접을 도입하거나, 5월 이후로 미뤘다. 화상면접을 확대한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이번 비대면 채용 경험을 살려 향후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해외 우수 인재와 시간 제약이 많은 우수 경력사원 등을 영입하며 채용 부문의 혁신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