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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한진家 경영권 방어 성공…이사회까지 완승(종합)
입력: 2020.03.27 16:34 / 수정: 2020.03.27 16:3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반(反) 조원태 3자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했다. /배정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반(反) 조원태 3자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했다. /배정한 기자

한진칼,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조현아 3자 연합 장기전 나설 듯

[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지키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빼앗으려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반(反) 조원태 3자 연합'이 벌인 치열한 싸움에서 조원태 회장이 승리했다. 특히 조원태 회장 측이 추천한 사내외이사가 모두 선임된 반면 3자 연합의 추천 후보는 1명도 통과하지 못하면서 조원태 회장이 완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 26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제시한 이사 선임 및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 표 대결을 실시했다.

한진칼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100여 일 동안 공개 반기를 든 이후 진행되는 첫 표 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의 연임 반대를 주장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정한 사내외이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이날 주총에 반영된 의결권 보유 주식은 5727만6944주였다. 이 가운데 4864만5640주를 가진 3619명(위임장 제출 포함)이 주총에 참석했다. 안건 가결을 위해서는 참석 주주의 과반, 총주식 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했다. 결과는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56.67%의 찬성을 얻었다.

당초 이날 주총에서의 표 대결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총을 사흘 앞둔 지난 24일 3자 연합이 제기한 의결권 지분 관련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승부의 무게추가 조원태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 법원의 결정으로 대한항공 사우회·자가보험이 보유한 3.8%의 의결권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반도건설이 지분 8.2% 가운데 5%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2.9%)이 전날(26일)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리면서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때부터 "사실상 조원태 회장이 승리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막지 못하고, 추천 후보들의 이사회 진입까지 실패한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장기전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막지 못하고, 추천 후보들의 이사회 진입까지 실패한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장기전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이날 주총에서는 한진칼이 추천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이 추천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표 대결도 다뤄졌다.

또 김석동 전 금융위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 등 조원태 회장 측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5명과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3자 연합이 추천한 4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표 대결에 들어갔다.

이 역시 조원태 회장 측이 원하는 데로 결정됐다. 조원태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가결됐고, 3자 연합 측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주총에 참석한 3자 연합 측 대리인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며 조원태 회장 측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재계는 이날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3자 연합이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율을 바탕으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흔들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3자 연합은 앞서 입장문을 통해 "주총 이후에도 끝까지 한진그룹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자 연합은 최근 한진칼 지분율을 42.13%까지 확보해 언제든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이날 이사회 진입에 실패하면서 장기전을 펼치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진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율 격차에 따라 이미 승부는 결정돼 있었다"며 "3자 연합이 장기전에 대비해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향후 3자 연합과의 지분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경영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조원태 회장은 주총 의장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대독을 통해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동안 한진칼 모든 임직원들이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경험을 토대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예상보다 3시간 늦은 정오쯤 시작됐다. 주요 주주 간 위임장 사전 확인 작업 등이 지연된 탓이다. 주총 시작 이후에도 안건마다 표 대결이 실시되면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결과는 오후 3시 30분쯤 나왔다. 이와 관련해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석태수 대표이사는 "반대 의견이 있는 상태에서 표결 및 집계 절차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주총이 길어지고 있다"며 "주주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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