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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자회사 너무 많다" LF 주총, '뿔난' 소액주주 질책에 경영진 '진땀'
입력: 2020.03.27 12:09 / 수정: 2020.03.27 12:12
LF 주주총회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은 LF 본사 입구 모습. /강남=한예주 기자
LF 주주총회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은 LF 본사 입구 모습. /강남=한예주 기자

27일 열린 주총 1시간 넘게 진행…구본걸 회장 및 경영진 '당황'

[더팩트|한예주 기자] 큰 안건이 없어 속전속결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LF 주주총회가 일부 소액주주들의 불만과 우려 섞인 질책이 이어지면서 경영진들이 진땀을 뺐다.

주주들은 LF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자회사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측에 실질적인 대책과 함께 주가 부양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본걸 LF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주주들의 물음에 성의껏 답변하면서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는 못했다.

27일 오전 9시 서울시 압구정동에 위치한 LF 본사 대강당에서 제14기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된 이번 주총에는 40여 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LF 관계자는 "코로나19도 있고 오늘 주총이 몰려 있는 날이라서 사실상 직원 주주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주총은 초반 큰 무리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소액주주를 대표해서 얘기를 몇 가지 하고 싶다"며 손을 든 주주의 발언을 시작으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주주 A 씨는 "몇몇 펀드매니저들이 LF에 대해서 가장 먼저 하는 얘기가 뭔지 알고 있느냐"며 "LF는 문제가 많다. 투자 대상이 아니라고 말을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왜 있는지도 모를 자회사들이 굉장히 많은데 대부분이 적자를 내고 있다"며 "대주주나 경영진에 의해서 회사 이익이 침해당하고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다반사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회사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가 많다. 회장과 경영진들이 소액주주의 우려가 기우라는 것을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소각을 하는 것이 실질적인 주주환원이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시장참여자들이 '이거(LF) 정말 괜찮구나' 할 수 있도록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장내 주식을 대량으로 사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27일 오전 9시 LF 본사에서 제14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구본길 LF 회장이 의장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LF 제공
27일 오전 9시 LF 본사에서 제14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구본길 LF 회장이 의장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LF 제공

의장으로서 회순대로 주총을 진행하던 구본걸 회장은 소액주주의 발언에 "우선 주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우선 LF네트웍스를 비롯한 자회사들과의 부적절한 내부관계나 거래관계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LF네트웍스에 부동산 사업을 떼어서 주거나 하는 일은 없다"며 "주주들이 해당 내용을 이해해주고, 회사는 펀드매니저들에게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주가와 관련해서도 "현재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여기서(주총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못한다"며 "현 사태가 안정되고 나면 추가로 매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주주들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계획을 짜겠다. 현재도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LF의 자회사 중 한 곳인 코람코자산운용(코람코)과 신사업인 화장품 사업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주주 B 씨는 "코람코를 인수하고 나서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회장님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주주가 주식을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며 "화장품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구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코람코가 앞으로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드 사업은 내수 시장 한계에 따라 성장이 힘들기 때문에 대안으로 코람코를 인수한 것이다. 다만,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앞으로 코람코가 클 수 있도록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사업도 대기업이 하니까 상당히 반응이 빠르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며 "송구스러운 점은 작은 곳들을 인수합병(M&A) 해서 키우다 보니 속도가 많이 안 나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2~3년 고생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주총이 끝난 후 구 회장은 소액주주들에게 다가가 "좋은 말씀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며 주먹을 부딪치는 인사를 했다. 현장에 참석한 오규식 부회장 역시 소액주주들과 둥글게 모여 주주들의 불만을 청취하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 등의 안건이 의결됐다. 사외이사로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및 남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의 양재택 채움 변호사가 재선임 됐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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