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 등을 점검했다. /더팩트 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철학 키워드 '국민·경제·상생'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주요 사업장을 누비며 연일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에서 던지는 메시지의 주요 키워드는 '국민'과 '경제'다.
'이재용 체제' 전환 이후 반도체 분야를 비롯한 주력 사업 부문에서 세계 1등을 목표로 둔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수년째 흐트러짐 없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대규모 투자와 고용 역시 진행형이다.
선대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같은 경영 전략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뚜렷한 변화도 감지된다. 바로 '사회 공헌'이다. 이 부회장이 추구하는 사회 공헌은 단순히 때마다 봉사활동을 하는 방식을 넘어 '나라 경제과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는 기업의 자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24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 개를 긴급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마스크 제조사에 삼성스마트공장지원 센터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하는 등 전방위 지원 활동에 나섰다. /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
◆ 이재용 부회장 "삼성의 역할은 국민에게 보답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것"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 등을 점검했다. 지난 1987년 세워진 삼성종합기술원은 현재 17개 연구실에서 1200여 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이 차세대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기술 개발의 산실이다.
'초격차 전략'의 핵심 요소인 신기술 개발 현황을 살폈다는 상징성 외에도 이날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대목은 이 부회장은 던진 메시지다. 그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의 역할을 '국민에게 보답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전방위적인 지원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날(24일)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 개를 긴급 지원하는 동시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마스크 제조사에 삼성스마트공장지원 센터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특히, 삼성은 정부 부처와 협력해 마스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인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멜트블로운) 수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스크 핵심 소재 수급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공언했다. /청와대 제공 |
◆ "잘 사는 나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다짐, 전방위 지원으로 진화
'사회 공헌'을 최우선 실천 과제로 삼은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지난해 10월 충남 아산 탕정 사업장에서 치러진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이 부회장은 "13조 원 규모 이상의 투자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이후 같은 해 11월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치러진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서 더욱 확고해졌다. 지난 2010년 사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가진 이 부회장은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후 4개월여 동안 이 부회장의 주도한 삼성전자의 사회공헌 활동의 초점은 '국민'에게 맞춰졌다.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계의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최선을 다해 경제 활력을 되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방법을 노력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다짐은 같은 달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 300억 원 규모의 지원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주요 핵심 사업장을 누비며 연일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국민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삼성의 역할에 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 제공 |
이어 이달 초에는 300실 규모의 삼성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파견했다. 전방위 지원에 나설 때도 이 부회장은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라며 '삼성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정의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 서열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삼성의 리더가 보여주고 있는 전방위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내부 사기진작을 넘어 경제계 전반에 '기업이 보여줘야 할 자세'를 각인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라며 "특히, 대기업 총수가 직접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고,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에 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간 우리 사회에 고질적으로 자리 잡은 '반(反)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사회 전반에 희망과 용기를 북돋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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