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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관료 출신 이사 후보 '시끌'…석유화학 전문성 결여 우려도
입력: 2020.03.24 16:51 / 수정: 2020.03.24 17:15
롯데케미칼이 오는 25일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 5명 중 4명이 석유화학분야 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으로 자격 논란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케미칼이 오는 25일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 5명 중 4명이 석유화학분야 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으로 자격 논란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사외이사 후보 5명 중 4명이 석화 非전문가…"국내외 영업선 많아 사업성 검토 도움 기대"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롯데케미칼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끌하다. 지난해 국정농단 이슈와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논란이 됐던 신동빈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이어 올해에는 숫자를 늘리는 신임 사외이사들의 자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5일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에서 제44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합병한 롯데첨단소재의 부사장을 지냈던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더해, 사외이사 5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선임하는 등 이사진만 7명을 새롭게 추가할 계획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중 관심이 쏠린 안건은 신임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다. 신임 사외이사 5명을 추가로 배치해 기존 사외이사 자리를 6석으로 늘린다. 후보로는 전운배 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 이금로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강정원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최현민 세무법인 다솔리더스 대표세무사, 정중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있다.

그러나 신임 사외이사의 후보들에 대해 사외이사의 역할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 후보 중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이자 한국화학공학회 부회장 등을 지낸 강정원 후보자를 제외한 4명이 석유화학 전문가가 아닌 행정부와 사법부 등 관료 출신 인사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 후보가 사외이사의 주된 역할인 전문성과 독립성이 떨어지는 인사로 오히려 정권과 코드를 맞추려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나오고 있다. 후보자의 체납사실이나 부실기업 경영진을 맡았던 경험 또는 법령상 결격 사유 등에서 해당사항이 없으나, 롯데케미칼의 주된 사업인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분야 경험자가 아닌 법적인 전문성만 보유한 후보들이 포진돼 있어 논란을 사는 모양새다.

후보별로는 이금로 후보가 2017년 법무부 차관을 지냈고 최현민 후보는 2016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인 정중원 후보와 전운배 후보 역시 고용노동부 출신으로 정부 인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공직에서 물러난 후 현재 법무법인과 세무법인에서 일하며 법 지식에 능통한 것 또한 공통분모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당시 롯데그룹 화학BU장)가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제43기 롯데케미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더팩트 DB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당시 롯데그룹 화학BU장)가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제43기 롯데케미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더팩트 DB

업계예서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우려가 그간 기업의 사업 목적과 관련이 없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기 때문에 더욱 부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요직을 맡던 인사가 은퇴 후 사업 규모가 큰 기업의 이사가 된 후 정부와 기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부정적 의미의 단어도 지속된 논란 속에서 나온 합성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시장조사업체 모노리서치가 지난 19일 자산총액 기준 상위 200대 비금융업 분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제도와 관련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조사 기업의 과반수가 넘는 51.4%가 독립성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이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사외이사 구성 중 72.7%가 관료·학계 출신으로 여전히 관료 출신 인사가 지속해서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해당 후보들의 법적 결격 사유가 없고, 회사가 영유하는 사업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이나 법적인 부문에서 이사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인프라가 요구되는 경험이 필요해 이번 인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올해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며 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에도 전방위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이사회의 추천을 받은 신임 사외이사들이 향후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법과 세무적인 부문에서 새로운 역량이 요구됐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이 이번 주총을 통해 '토목 및 건설자재의 제조 가공 판매 및 시공업'을 사업목적으로 새롭게 추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업마다 비슷하지만 롯데케미칼도 국내뿐만 아니라 영업선도 많고 해외 거래도 비중이 높다. 따라서 후보들의 법적 경험에 입각한 조언이나 판단이 사업성을 검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출신 여하를 떠나서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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