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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완화 가시화할까  
입력: 2020.03.17 12:18 / 수정: 2020.03.17 12:18
대형마트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자 업계 안팎에서 의무휴업일 제도 한시적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팩트 DB
대형마트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자 업계 안팎에서 의무휴업일 제도 한시적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팩트 DB

의무휴업일로 연 매출 5조 원 감소…"입점업체·농가도 피해"

[더팩트|이민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 의무휴업일 제도를 한시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대형마트 업계, 의무휴업일로 매출 연 5조 원 감소

17일 업계에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통업계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앞선 지난달 업계에서는 1분기 피해 예상액이 조 단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대형마트 업계의 피해가 커지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앞서 지난 15일 △대형마트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주문 허용 △대형마트 내 입점한 점포 의무휴업 제외 등을 골자로 한 '산업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제언'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규모 점포의 의무휴업일 수를 월 2회로 규정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도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의무휴업 규제 완화로 연간 5조 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 한 곳을 기준으로 일요일 하루에만 3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즉 연 24회 의무휴업 시 1조1088억 원의 매출이 감소하는 셈이다.

의무휴업일 제도로 인한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는 연간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코로나19로 대형마트 내부가 텅 빈 모습. /김세정 기자
의무휴업일 제도로 인한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는 연간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코로나19로 대형마트 내부가 텅 빈 모습. /김세정 기자

의무휴업에 따른 마트 내 입점 자영업자들의 매출 피해 규모도 1512억 원에 달한다.

마트 휴업 일수가 늘면서 농가 수입도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대형마트의 하루 농·축·수산물 매입금액은 농산(과일, 채소) 28억 원, 축산 16억8000만 원, 수산 8억4000만 원 총 53억2000만 원이다. 의무휴업일 수로 계산할 경우 1년에 1277억 원의 농·축·수산물 매입이 감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 규제에 따라 한 업체에서만도 이정도 매출이 감소한다. 대형마트 업체 전체 피해는 약 5조 원 정도일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취지로 마련된 규제지만 오히려 농가와 마트 입점 소상공인에는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 "일자리 창출·생필품 안정공급에 기여할 것"

대형마트 업계는 한시적이나마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경우 생필품 안정공급을 통한 소비자 물가 안정화, 일자리 창출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주문과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현재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규모(연면적 3000㎡ 이상)·준대규모점포의 경우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주문과 배송마저 불가하다. 전경련이 지난 2014년 발표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의 38%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중대형슈퍼를 이용하고 있었다. 또 소비자 24%는 다른 요일에 대형마트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한시적으로나마 규제를 완하할 경우 소비자 물가 안정화 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대형마트 업계는 한시적으로나마 규제를 완하할 경우 소비자 물가 안정화 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방역물품과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배송할 수 있는 최우선적 유통채널이지만 관련 규제로 대형마트 폐점 시간에는 온라인 배송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며 "특히, 오픈마켓의 경우 마스크 및 위생용품 가격을 높여 폭리를 취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배송에 한해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실화, 글쎄" 대형마트 업계, 규제 완화 가능성 놓고 '이견'

업계에 따르면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 내용을 담은 민원(국가 비상시국의 방역·생필품 등 유통·보급 인프라 개선 방안 건의)을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보내고 협조를 요청했으나, 불가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휴업일 등 관련 규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자체에 법정 위임돼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다지만 현실화까지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며 "앞서 정부에서 관련 규제 완화를 주문했으나 지자체에서 지역 상생 취지 훼손 등을 이유로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사례를 근거로 규제 완화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코로나19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자 정부는 마스크 생산업체 등에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한 바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물가안정법(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서는 '정부가 국가적 물품 공급 부족 상황에서 필요한 경우 법률개정을 통하지 않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마스크 (생산)업체에 대한 (연장근로) 규제를 풀어준 것처럼 대형마트 업체의 의무휴업일 관련 규제도 정부에서 직접 조치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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