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사업을 재검토 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더팩트 DB |
저금리·글로벌 경기 위축·코로나19 등 위기 직면…올해 순익 목표 재조정 가능성↑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지주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저금리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위축 등으로 금융지주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금융지주사들은 당장 사업계획을 수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면서도 사업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악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의 두 수장은 올해 사업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한·KB·하나 등 금융지주 수장들도 잇따라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신속한 대응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 및 재무관리 방향에 대한 재점검을 지시했다. 손태승 회장은 "예상하지 못한 사태로 경제 및 영업환경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경제 및 금융산업 영향은 물론, 자회사별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을 주문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진행상황 및 점검 결과에 따라 필요시에는 올해 경영전략 수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금융 역시 지난해 연말 세운 사업계획에 대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신한·KB·하나금융도 연일 비상경영회의를 주관,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또한 그룹 전체의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순익 목표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
금융지주 회장들은 현 상황을 '역대급 위기'로 인식해 비상상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대출 시장은 얼어붙은 상태다. 여기에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라임 사태 등으로 비이자 수익의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보험사 역시 초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타격과 운용자산수익마저 한계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사태 장기화 시 한계기업이 속출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또한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순익 목표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금융지주사들은 수정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2분기에는 올해 순익 목표 등을 하향 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불안정한 대내외 상황과 저금리 등으로 영업환경이 더욱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순익 목표를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영업이 안 되고 있어 당장 1분기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사업 계획에 변동이 없지만,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