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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경쟁' 에쓰오일, 기세 오른 현대오일뱅크와 엇갈린 행보
입력: 2020.03.11 14:00 / 수정: 2020.03.11 14:00
GS칼텍스를 견제하며 정유업계 2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던 에쓰오일 최근 현대오일뱅크보다 실적이 부진하고 인수전에 밀리는 등 기세를 내주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GS칼텍스를 견제하며 정유업계 2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던 에쓰오일 최근 현대오일뱅크보다 실적이 부진하고 인수전에 밀리는 등 기세를 내주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영업익 '순위 바뀜' SK주유소 인수전도 '고배'…분위기 반전 필요 지적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유업계 3위 자리를 두고 경쟁해 온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엇갈린 행보를 보여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매출과 사업 규모는 여전히 에쓰오일이 앞서지만 최근 기세는 후발주자인 현대오일뱅크의 도약이 눈에 띄는 모습이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매출은 SK이노베이션 49조8765억 원, GS칼텍스 33조2615억 원, 에쓰오일 24조3942억 원, 현대오일뱅크 21조1168억 원 순으로 테이블을 형성하고 있다. 순위는 최근 5년 간 변화가 없다.

그러나 수익성의 지표인 연간 영업이익으로 보면 지난 2018년부터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의 순위가 바뀐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는 5220억 원, 에쓰오일은 449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은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2693억 원, 879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정유사의 수익성이 모두 뒷걸음친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유일하게 정유 부문 실적이 개선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흐름도 엇갈리고 있다. 정유업계의 호황기로 불린 2017년 에쓰오일이 1조3733억 원, 현대오일뱅크가 1조137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2000억 원이 넘게 차이가 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가 불황을 겪기 시작한 2018년 현대오일뱅크(6610억 원)가 처음으로 에쓰오일(6395억 원)의 영업이익을 따라 잡았지만 양사의 격차는 215억 원에 불과했다.

양사의 올해 행보 또한 분위기를 달리 한다.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302개를 인수해 GS칼텍스를 제치고 국내 주유소 점유율 2위로 올라선 반면, 에쓰오일은 인수전에 밀려 점유율 4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에쓰오일도 인수전에 참여했던 SK네트웍스의 302개 직영 주유소 인수전에서 코람코자산신탁과 컨소시엄을 통해 총 매매대금 1조3321억 원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최근 매입을 결정하는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의 모습. /더팩트 DB
현대오일뱅크는 에쓰오일도 인수전에 참여했던 SK네트웍스의 302개 직영 주유소 인수전에서 코람코자산신탁과 컨소시엄을 통해 총 매매대금 1조3321억 원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최근 매입을 결정하는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의 모습. /더팩트 DB

물론 에쓰오일이 국내 주유소 운영보다 비정유부문 투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이번 현대오일뱅크의 주유소 숫자 늘리기가 양사의 성패를 결정했다고 보는 시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악화로 인해 석유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인 주유소 운영 확대를 통해 수익을 끌어올리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비정유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가 인수한 SK네트웍스의 주유소가 주로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부지나 입지조건 등 공간 활용 측면에서 가치가 높았기 때문에 에쓰오일이 인수에 실패한 게 아쉽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12년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을 따라잡으며 업계 2위까지 올랐던 에쓰오일로써는 현대오일뱅크에 영업이익에 이어 인수전에도 밀리며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에쓰오일이 연간 70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주주에게 배당하며 '고배당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배당 기조가 눈에 띄게 위축되며 시장의 차가운 반응을 받고 있는 것도 양사의 명암이 엇갈린다.

에쓰오일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00원(우선주 12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9일 공시했다. 배당성향은 35.7%로 지난해 말 주주들에게 공언했던 배당성향 30% 이상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나, 앞서 에쓰오일이 지급한 중간배당금(주당 100원)을 합한 지난해 연간 총 배당금은 233억 원에 그쳤다. 2012년 총 배당금 7219억 원은 고사하고, 2018년(874억 원)보다 73.3%나 줄어들며 고배당 기업은 옛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도 최근 악화된 기조를 느끼고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계획안을 밝히는 등 체질개선에 돌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정유업계 전반적인 실적이 뒷걸음질 쳤기 때문에 배당 등 지표의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됐던 실적 순위와 흐름이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실현 가능성 높은 사업 비전 제시 등을 통해 시장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도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정유사 모두의 과제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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