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업계 1위 신한카드가 현대캐피탈의 장기렌터카 부문을 5000억 원에 인수했다. 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에 타격을 입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실적 하락을 타계하기 위한 향후 먹거리로 자동차금융을 주력하고 있다. /신한카드 제공

신한카드, 현대캐피탈 장기렌터카 자산 5000억 원에 인수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한카드가 현대캐피탈 장기렌터카 자산을 인수키로 한 가운데 국내 카드사들의 각축전이 펼져쳤던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결정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취급고로 카드사 중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신한카드의 전략이 깔려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불가피한 실적 하락을 타계하기 위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뚝심도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카드는 9일 현대캐피탈로부터 장기렌터카 자산을 5000억 원 이내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완료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최근 카드사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영역이다. 당초 캐피탈사가 주도해왔으나 수익 다각화에 고심하던 카드사들도 경쟁적으로 진출했다. 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할 때 카드사가 소비자에 자금을 대여해주고 그 대신 이자를 받아 수익을 발생시키는 사업이다. 할부금융 시장의 90%가 자동차 매매와 관련돼 있는데,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연체율이 낮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올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부터 자동차금융에 적극 나섰다. 자동차 금융 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오토(MyAUTO)를 2017년 10월 선보인 후 지난해 1월 정식으로 출시했다.

마이오토는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을 신청하고, 수수료 없이 최고가 경매 방식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등의 서비스가 담겼다. 특히 신차 구매 시 업계 최저 수준인 연 1.65~3.20%의 저금리형, 대출금의 최대 1.0%를 돌려주는 캐시백형 등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기존에 불편했던 할부금융 신청 프로세스를 개선해 △무서류 심사 △모바일 사진 첨부 △간편로그인 등 할부금융을 4분 이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마이오토 애플리케이션(앱)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플랫폼 기능 확장에도 나섰다.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강북 수입차 금융센터를 신설했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영업에서 한걸음 나아가 오프라인 자동차 금융 전문점을 오픈한 것이다.

자동차할부금융에 대한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 감소한 50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연간 수수료 8000억 원(전체 카드사 기준)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 방어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자동차금융 수익이 오르면서 수수료 수익 감소를 상쇄했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카드부문 수익은 2조9535억 원으로 0.3% 줄었지만, 할부금융, 리스사업 수익은 각각 1348억 원, 18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5%, 48.1%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전체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3.7% 오른 3조89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자동차금융에 뛰어든 카드사 중 취급액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자동차금융 취급액은 지난해 2조8888억 원으로 전체 카드사 자동차금융 중 40.3%에 달한다. 2위는 KB국민카드로 2조7667억 원(38.6%)이다. 자동차금융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카드사는 KB국민·신한·롯데·삼성·우리·현대카드 등이다.

업계는 신한카드가 렌터카 자산을 5000억 원 늘리면서 경쟁사 대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또한, 렌터카 자산 금융채권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이익 확대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계속해서 자동차금융 역랑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카드업계 내 오토금융(자동차금융) 사업 시장 지배력 강화 차원"이라며 "이번 장기렌터카 자산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과 인수·합병 사업간 균형감 있는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