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DLF 사태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임직원에게 제재 수위를 통보한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1월 14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손태승 회장 DLF 제재심 '불복'…우리금융 이사회 힘 보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원금 손실을 일으킨 해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당시 하나은행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연임 확정을 앞둔 손태승 회장은 이번주 본젹적인 소송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5일 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기관제재 내용과 함께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의 중징계 제재 결과를 각 은행 관계자에게 통보했다. 징계 효력은 통보 시점부터다.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추천위 등을 통해 연임이 내정됐으나 금감원의 징계 효력이 발생되면서 일단은 연임할 수 없는 상태다. 문책경고를 받은 손태승 회장은 4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에 연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태승 회장이 연임하기 위해서는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 전 제재를 무력화하거나 적어도 제재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손태승 회장 측은 금감원 제재와 관련해 이번주 법적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손태승 회장 측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행정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우리금융도 손태승 회장 연임에 힘을 보탰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3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손태승 회장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DLF 제재와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더팩트DB

통상적으로 가처분 신청 후 법원 결정까진 3∼7일이 소요된다.

법원이 주총 전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기각하면 손태승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최악의 경우도 대비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회장 직무대행체제를 염두에 두고 이원덕 우리금융 전략그룹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키로 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CEO(최고경영자) 제재 근거로 '내부통제기준 미비'를 내세웠지만, 법적으로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의견이 많아 행정소송으로 나설 경우 손태승 회장에게 승산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우리금융 입장에선 금융당국과 맞서는 형세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측은 소송 결정에 대해 "이사회가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결정한 사항으로 문책경고의 정당성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금융은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역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 처분이 내려진지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소할 수 있는 만큼 하나금융과 함영주 부회장 측도 곧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jsy@tf.co.kr